[에너지신문]관측 이래 최대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경주지역에서 아직도 수백차례의 여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가스시설의 절반 이상이 지진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우려된다.

14일 막을 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정기 국정감사에서 윤한홍 의원은 전국 가스시설의 절반 이상이 내진설계가 안 돼 있어 지진 발생 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내진설계 대상인 도시가스 배관의 49.2%, 압력용기의 37.2%, 고압가스 및 LPG 저장탱크의 32.5%에 내진설계가 전혀 안 돼 있는 상태다.

가스 용기 및 저장탱크의 내진설계 미비도 문제이지만 특히 땅속 깊이 거미줄처럼 연결된 도시가스 배관들이 지진에 충분히 대응할 수 없는 구조라는 사실에 불안함을 감출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전국을 환상망으로 둘러싼 가스배관을 갖추고 있어서 가스시설간의 강한 연쇄성을 갖는다. 어느 한 곳의 지진피해가 타 지역으로 급속히 확산 가능하다는 의미다.

그나마 내진설계를 갖췄다는 시설들도 18년 전 기준에 따라 시공·감리된 시설들이어서 앞으로 다가올 수 있는 대규모 지진의 위협으로부터 안전성을 충분히 담보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내진설계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별도의 검사항목조차도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에너지시설에 대한 철저한 지진방지 대책 마련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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