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도시가스 정압기지 감압발전설비 안전성 입증
초저온 저장탱크 제조 신공법 도입, 국내 제조사에 활력

[에너지신문] 우리 경제가 성장률 둔화로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 3.0%에서 2.8%로 낮춘데 이어, 지난달 또 0.1%p 낮춰 2.7%로 수정 발표했다. 우리 경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 2014년 3.3%에서 지난해 2.6%까지 떨어진 뒤, 2년 연속 2%대 머물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렇게 저성장 흐름이 굳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사업을 발굴하려는 정부와 공공기관의 노력이 일반 기업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 중 산업통상자원부와 가스안전공사가 최근 도시가스 정압기지 감압발전설비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기준을 만들어 국내 기업의 사업 분야 확대에 나선 것은 주목할 일이다.

▲ 한국가스안전공사와 ASME검사원 등은 초정온 저장탱크 콜드스트레칭을 위한 안전성을 확인하고 있다.

 감압발전설비 성능 인증 기술은 설비를 설치하기 전에 성능 및 안전성 평가와 실험을 실시해 사용에 안전한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지난 2014년 도시가스사업법에 설비 도입이 결정됐지만 그동안 안전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이 없어 현장에 활용되지 못했다.

이에 가스안전공사가 설비 성능을 인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올해 코드개정을 완료했다. 그리고 산업부의 관련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본격 설비 도입이 가능해졌다.

다시 말해 그동안 안전성을 확인하지 못해 국내 기업이 손댈 수 없었던 감압발전설비가 신사업 분야로 확대된 것이다. 게다가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은 세계 최초로 시도된 것이어서 그 의미가 더 크다.

도시가스 공급은 정압기를 이용해 일정한 압력으로 감압한 후 사용자에게 공급하게 되는데, 감압 차이만큼 에너지는 버려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정압기 대신 팽창 터빈을 사용하면 전기를 생산함과 동시에 감압이 이루어진다. 압력 강화로 버려지는 폐에너지를 이용해 친환경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다.

압력강화 시에는 냉각효과로 인한 온도저하가 발생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보일러를 이용해 감압전 예열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보일러 대신 연료전지를 병행설치해 전기를 생산하고, 연료전지에서 발생한 온수를 감압전 예열에너지로 사용한다.

즉 도시가스 감압시 발생하는 폐압 에너지와 연료전지를 이용한 전기 생산시 버려지는 온수 에너지를 복합공정으로 결합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최신 Energy Harvesting 기술이다.

그리고 감압발전설비는 기존 발전기에 비해 설치 요구 면적이 적고 설치환경에 대한 제한도 적어서 도심 근교용 분산발전에 최적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이 압력차에 의한 감압발전설비는 도시가스 시설 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등 고압가스 시설에서 활용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진동이 적고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은 친환경적 시설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 콜드-스트레팅 공법을 위해 설계압력위 1.5~1,6배의 압력으로 일정시간동안 압력을 유지해주는 가압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시장 확대를 위한 노력은 국내 기업과 공동연구 결과로도 나타난다. 가스안전공사는 지난 2년 동안 국내 7개 연구기관과 함께 공동연구로 초저온 저장탱크를 제작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콜드-스트레칭 공법’을 개발했다.

‘콜드-스트레칭 공법’이란 초저온 저장탱크를 제작할 때, 오스테나이트 스테인리스강인 경우에 30mm 이하 두께의 초저온 저장탱크를 상온(50℃ 이하)에서 일정시간 동안 설계압력의 약 1.5배 이상으로 가압해 강도를 높이는 획기적인 핵심기술이다. 이 공법의 안전성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 받았을 뿐만 아니라 기존 저장탱크에 비해 더 얇은 두께로 탱크를 제작할 수 있어 약 15% 이상 원가를 절약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이 기준은 가스기술기준위원회를 거쳐 지난 7월11일 산업통상자원부 최종 승인까지 받은 제조공법으로 가스안전공사는 초저온저장탱크 전문기업과 공동으로 시제품 저장탱크를 제작해 안전성을 확인했다.

또한 이 공법을 이용해 100㎥ 규모의 탱크를 제작, 내년 초 쯤 인천 백령도에 설치해 시범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으로 이 공법이 본격 활용되면 국내 제조업계에 경쟁력을 강화하고,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기동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은 “시대의 흐름을 읽는 발 빠른 대응과 다양한 도전을 실천하는 혁신적인 자세를 통해 앞으로도 수준 높은 선진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선진 기술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선도하고, 국내 기업이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 그동안 안전성을 확인하지 못해 국내 기업이 손댈 수 없었던 감압발전설비가 신사업 분야로 확대되고 세계 최초로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