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HP, 유지보수계약 따른 관리현장 15% 미만
유지관리 기준수립·유지관리제도 법제화 필요

[에너지신문] ◆노후 GHP 교체, 최적의 시장 환경 도래

여름철 전력부하를 줄여주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손꼽히는 가스냉방. 현재 국내에서 보급되고 있는 가스냉방은 흡수식 냉온수기와 가스히트펌프(GHP) 등 두 가지 방식이다.

흡수식 냉온수기는 물이 냉매로 작동하며 흡수제와 가스를 이용해 증기를 재사용하는 방식으로 사무실, 백화점, 역사, 병원 등 대형건물에 기계실을 두고 중앙제어방식으로 냉난방하는 방식이어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GHP는 가스엔진으로 압축기를 구동, 냉매를 압축해 냉매의 증발과 응축을 반복하면서 냉난방하는 방식이다. 학교, 사무실 빌딩, 교회, 상업용 건물 등 주로 공간을 나눠 구역별로 냉난방을 조절하는 개별 냉방방식이다.

국내 GHP 시장은 지난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2015년 기준 GHP의 국내 누적 판매대수는 4만 5000대를 넘어섰다. 현재는 초기 보급된 GHP 약 2만 대의 교체시기(사용연한 10~15년)가 도래하고 있다.

한국냉동공조협회의 검사실적 기준에 따르면 GHP는 2002년 718대, 2003년 2844대, 2004년 4249대, 2005년 5223대, 2006년 5921대, 2007년 4006대 규모의 초기 보급이 이뤄졌다.

최근에는 ‘공공기관 에너지이용 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이 개정, 냉방설치 의무조항이 구체화됐다. 이에 따라 사용연한이 다 된 GHP의 교체시기와 맞물려 노후 GHP 냉난방기를 신규기기로 교체하는데 최적의 시장 환경이 조성된 상황이다.

◆정기점검·소모성 부품교체 반드시 필요

보급 초기 GHP는 일본 5개 제조사의 GHP를 국내 19개 에이전트에서 수입, 판매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현재는 얀마, 아이신 2개 제조사의 GHP만 삼천리ES, 삼성전자를 통해 수입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GHP를 제조, 판매하고 있는 회사는 LG전자다. 유일한 GHP 제조메이커 LG전자가 최근 GHP시장의 대규모 교체시기와 맞물려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 바로 유지보수다.

GHP는 압축기를 구동하는 GHP 전용으로 개발된 자동차엔진을 사용하기 때문에 반드시 정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자동차가 엔진오일 관리와 정기적인 점검을 받는 것처럼 GHP도 정기적인 점검 및 소모성 부품교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기적인 유지보수 관리를 통해 제품의 지속적인 엔진성능을 확보하고, 장비의 수명 연장, 고장 예방 및 연료비 절감을 통한 효율적인 운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GHP 보급 초기 국내 에이전트는 GHP의 유지보수에 대한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또한 보급 초기 에이전트 중 삼성전자, 삼천리ES를 제외한 다수의 회사가 폐업하거나 사실상 GHP 사업을 철수한 상황이다.

그 결과 다수 현장의 GHP에 대해 유지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상태로 사용되며 제품 노후화에 따른 품질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공공기관에 설치되는 GHP는 조달 입찰제도를 통해 구매되지만 제품만 경쟁입찰로 구매될 뿐 유지보수 상품에 대한 구매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구매 가능한 유지보수 상품조차 구비돼 있지 않다.

전체 GHP 설치 현장 중 유지보수계약을 맺고 제품을 관리하는 현장은 15% 미만이다. 일본의 경우 주요 3개 도시가스 공급회사를 통해 GHP가 판매되고 있으며, 이 중 원격감시를 통한 유지보수 및 관리 현장이 90% 수준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우리와의 격차는 매우 크다.

GHP의 주요 설치현장인 초, 중, 고등학교의 경우는 학교시설에 대한 유지관리 기준이 없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면 사후에 보수하는 방식으로 장비가 운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학교에서 관리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으며, GHP는 고장 대응이 늦고 보수비용이 많이 든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는 현실이다. 시급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 LG전자가 생산한 GHP.

◆효율적 유지보수 위해 전문업체 시스템모니터링 도입해야

기기의 수명연장과 효율적인 이용, 에너지비용 절감 등을 도모하기 위해 GHP는 사전예방 보존방식의 유지관리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또한 유지관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전문업체를 통한 시스템모니터링 도입이 필수적이다.

특히 학교시설의 경우 효율적인 유지관리를 위해 교육청별 중장기 계획수립에 필요한 안정적인 ‘환경개선 예산 확보’와 이를 위한 ‘유지관리 기준수립 및 법제화’가 필수적이다.

GHP는 크게 유지관리가 필요하지 않은 EHP와 달리 주기적인 점검 및 관리를 통해서만 효율적인 운영은 물론 에너지비용 절약과 기기의 수명 연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학교시설에 대한 GHP의 유지관리는 체계적인 유지관리기준이 없었기 때문에 문제 발생 시 이를 보수하는 사후보전방식이 이뤄져 왔다.

하지만 이제는 ‘예방보존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시설물의 수명연장은 물론,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 저탄소 녹색건축물이 될 수 있도록 유지관리방식을 변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관리업체를 통해 전문적인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받아 EHP와 같은 수준의 유지관리를 해 나가야 한다.

향후 GHP시장의 안정적인 보급 확대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GHP는 유지보수가 필요한 제품’이라는 인식의 확산이 필요하다.

또한 효율적인 유지관리를 위한 최적의 유지보수 상품의 개발은 기본이다.

업계 관계자는 “GHP 설치가 주로 이뤄지는 학교 및 공공기관에서는 효율적, 안정적인 제품 사용을 위한 유지관리 기준수립과 유지관리 제도에 대한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LG전자의 TMS센터.

◆LG전자, 고객 케어캠페인 등 GHP 유지보수 힘 쏟아

시장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제조사의 노력도 빠질 수 없다.

현재 LG전자는 국산 초기 모델인 LS엠트론 제품의 사용고객에 대해 고객 케어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노후 GHP의 근본적인 품질개선을 위한 기술개발을 완료, 상반기 LS엠트론 제품에 대해 무상점검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산 GHP 고객의 유지보수 편의를 위해 기존 정기교체 소모품에 대해서는 가격을 인하해 외산 GHP 대비 70% 수준으로 고객비용 부담을 대폭 줄였다.

또한 기존 유지보수 상품을 업그레이드 하고 고객의 비용부담이 적은 새로운 유지보수 상품을 준비 중이다. 이는 ICT 기반의 3세대 유지보수 시스템이다. 원격점검, 원격감시, 에너지관리 시스템으로 구성되며 실외기와 실내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고장을 예방하고 운전제어를 통해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ICT에 기반을 둔 만큼 스마트폰으로도 제어가 가능하다.

아울러 LG전자는 제품의 사용연차 별로 고객의 비용을 차등화해 고장이 적은 제품설치 초기부터 부담 없이 전반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유지보수 상품을 구성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는 국내 GHP의 유지보수 계약률을 높여 ‘GHP는 고객이 불편 없이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신뢰성 높은 제품’이라는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내 GHP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국내 유일의 GHP 제조사로서의 책임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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