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경제성‧취지 종합검토, 제외 결정”
지열 열원, 예상보다 우수...연료전지 대체

[에너지신문] 에너지신산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울릉도 에너지자립섬 사업에서 핵심 설비인 연료전지가 전면 제외된다.

산업부는 최근 경제성과 사업의 본래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고심한 결과 최종적으로 울릉도 에너지자립섬 프로젝트에서 연료전지 설비를 제외키로 결정했다. 원래 2021년도부터 진행될 2차 설비에 포함된 만큼 재검토 여지는 있으나 현재로서는 사실상 취소가 확정된 것.

산업부가 연료전지 제외를 결심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로 분석된다. 먼저 현재로써는 연료전지가 수익 창출 및 에너지자립섬의 근본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섬에 연료전지 설비를 구축할 경우 전용선박, 접안시설과 이에 상응하는 인력이 추가로 필요한데, 이는 큰 비용 부담을 야기한다”며 “(자립섬 프로젝트에) 민간이 투자를 한 만큼 수익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태양광, 풍력, 지열 등 청정 재생에너지와 달리 연료전지의 경우 천연가스 및 수소를 가공, 이용하는 ‘신에너지’라는 점에서 100% 에너지자립섬을 목표로 하는 이번 프로젝트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울릉도의 지열 자원이 당초 예상보다 매우 우수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한전 전력연구원과 지질자원연구원이 참여한 울릉도 지열 사업 타당성 조사 결과 예상 밖으로 열원이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에 따라 당초 설비용량 4MW로 계획됐던 지열발전은 현재 12MW로 3배나 증가했다. 풍부한 지열 열원의 확보가 연료전지 퇴출을 고민하고 있던 산업부에 확신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산업부의 결정에 대해 울릉도 관할 지자체인 경북도 담당자는 “에너지원 변경 보다는 에너지자립 생태계 조성 자체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며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사업 전담을 위해 설립된 SPC인 울릉도에너지자립섬(주)의 관계자는 “연료전지 제외 문제와 관련, 산업부 및 경북도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왔다”며 “연료전지가 빠진 것은 아쉬운 측면이 있으나 지열과 태양광 등으로 이를 대체, 전체적인 자립섬 구축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당초 계획상 2021~2035년간 총 23MW를 공급, 울릉도 최대의 에너지원이 될 예정이었던 연료전지를 완전히 뺀 것은 원래 계획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산업부의 말처럼 경제성과 사업 취지가 맞지 않다면 당초 계획 수립에 반영되지 않았어야 한다”며 “수익적인 측면 외에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지열 열원 확보를 너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지열은 타당성 평가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더라도 실제 착공에 들어가면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며 “좀 더 지켜봐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달 중 경북도와 울릉군, 사업자간 PPA(전력구매계약)가 체결될 예정이다. 당초 지난 15일 체결될 예정이던 PPA는 산업부의 최종 검토가 늦어짐에 따라 아직까지 날짜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이달 말 PPA 계약 체결 후 이르면 8월부터 1차 설치사업 정식 착공에 들어가게 된다.

자립섬 구축이 예정대로 추진된다 하더라도 당초 계획과 크게 달라진 만큼 이에 대한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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