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판매량 증가 불구 영업 포기 주유소 늘어

[에너지신문] 저유가로 석유제품 소비가 늘었지만, 주유소는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 1~4월 국내 주유소에서 휘발유는 2533만 5000배럴, 경유는 5371만 6000배럴이 판매됐다.

전년 동기 대비 휘발유는 2.13%, 경유는 6.21% 증가한 수치다. 저유가가 지속되며 유류비 부담이 낮아져 소비가 늘었기 때문이다.

모처럼의 소비 증대에도 불구하고, 주유소업계는 호황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영업소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4월 전국 영업주유소 수는 1만 2089곳으로, 전년대비 309곳이나 줄었다. 영업주유소 수는 2010년을 1만 3004곳으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영업소수가 줄어든 반면 휴폐업소는 증가했다. 4월 한 달에만 11곳이 폐업, 올들어 4개월 만에 80개 주유소가 사업을 접었다.

휴업소의 증가세는 더 크다. 4월까지 휴업 주유소는 572곳으로 전년보다 99곳 늘었다. 전체 주유소의 4.78%가 영업을 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주유소 수 감소는 과포화된 시장에서 기인한다. 1995년 ‘서울 700m, 직할시·시·읍 1km, 기타지역 2km 이상’ 등의 거리제한이 완전 폐지되면서 급속도로 업소수가 팽창했다.

한정된 시장에서 업소수가 증가하며 출혈경쟁이 야기됐고, 2000년대 고유가가 이어지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알뜰주유소 등 새로운 경쟁자가 출현한 것도 업황 악화에 기여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 소비 시장을 고려할 때 수익창출을 위한 적정 주유소 개수가 8000개 안팎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보다 4000여 개의 주유소가 더 줄어들어야 하는 만큼 앞으로도 주유소 업계의 위축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석유업계 관계자는 “저유가로 시황이 조금 개선됐지만, 심각한 주유소 공급과잉 현상을 개선하기엔 역부족”이라면서 “주유소업계가 정부 및 정유업계에 휴폐업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해당 업계가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땅한 경영 개선책도 없어 추가적인 주유소 수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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