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해외 자원개발시장은 종종 총성 없는 전쟁터에 비유되곤 한다.

승자 독식의 논리가 통용되는 자원 전쟁은 목숨을 걸고 치열하게 싸워야만 승리를 얻을 수 있을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전쟁 참여자는 정확한 정보와 치밀한 전략을 갖고, 최신 무기로 무장을 하며, 출전경험이 많을수록 승리확률 또한 높은 게 당연하다.

이처럼 자원 확보 경쟁을 전쟁터에 비유하자면, 우리나라는 세계 최약체 출전국이라 할 만큼 불리하지 않을까 싶다. 부존자원이 전무하며, 그 동안 출전 경험이 많지 않아 고급 전략과 기술 또한 갖추지 못한 게 사실이다.

여기에 전장에서의 승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전의(戰意)마저 완전히 상실한 게 요즘이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저유가의 충격파가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부실로 이끌면서 전 정권의 성원 아래 너도나도 전장에 뛰어들었던 에너지기업들이 줄줄이 패전의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정부가 내 놓은 해외자원개발 추진체계 개편을 위한 연구용역 결과는 더욱 더 힘이 빠지게 하는 형국이다. 자원공기업의 부실투자 및 부채상승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 진단은 쏙 빠져 있고 공기업들의 통폐합에만 무게를 둔 대안 아닌 대안만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정부는 앞서 열린 자원개발 추진체계 개편 연구용역 결과 발표회장에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정부가 나서서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필요성과 지속적인 지지를 호소해도 기업들이 참여할까 말까한 시점에, 스스로 곤란했는지 아예 관심 없는 척 한 발 물러서 있는 모습이 우습다 못해 안쓰럽다.

많은 전문가들은 국가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향후에도 공기업 주도로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자원개발의 지속성과 필요성에 무게를 둔 다면 그 무게를 견뎌낼 수 있는 공기업의 주도적인 역할이 절실하다는 의견이다.

우리가 이렇게 손을 놓고 있을 때 중국은 반대로 자원 싹쓸이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중국은 2005~2011년 총 4000억 달러가 넘는 천연자원 투자에 나서 7년간 매주 평균 10억 달러씩, 350건에 투자했다.

전쟁은 위험할 수밖에 없다. 무엇을 선택할 지는 우리 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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