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산업 불황 속 세계 LNG 선박시장 성장 기대
연내 2척 탑재, 국내 기자재업체 동반성장 이뤄
[에너지신문] 국가대표 산업 동력인 조선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대형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량은 급격히 줄어들었고, 대규모 산업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유조선과 LNG선 등 에너지 관련 선박산업에서 희망의 빛을 찾아 볼 수 있다. 지난 1월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량이 단 한 건도 기록하지 못한 가운데, 2월 이후 현대중공업이 유조선 4척과 LNG선 1척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앞으로도 세계 산업경제가 지속되는 한 에너지 관련 선박 수주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다. 특히 올해는 국산 기술인 한국형 화물창 KC-1이 적용된 선박이 세계시장에 첫 모습을 드러내는 한 해여서 절박한 조선업계의 등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GTT사의 독주를 멈추게 할 KC-1-
지금까지 멤브레인 타입 선박의 화물창(Cargo Containment System) 설계기술은 프랑스 GTT(Gaz Transport & Technigaz)사가 세계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형성해 세계 LNG 선박 건조량의 80% 이상을 독점하고 있다. GTT사가 징수하는 기술 로열티는 척당 약 100억원 수준.
현재 삼성중공업이 건조 중인 KC-1 설계기술이 적용되는 2척(미국 사빈패스 LNG프로젝트 물량 도입)을 제외한, 나머지 거의 모든 선박에 GTT사의 화물창 설계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4년 수주물량 기준 4800억원의 로얄티를 부담했으며, 1990년부터 현재까지 GTT사에 지불한 로열티는 2조원이 넘는다.
이처럼 LNG 운반선의 화물창에 대해 선박가격의 약 4~5%에 달하는 막대한 로얄티를 원천기술사에 지불하고 있는 문제는 조선산업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특히 1970년대부터 모스형과 멤브레인형의 양대 축으로 발전해 오던 LNG 운반선이 멤브레인형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부터는 멤브레인형 운반선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의 GTT사에 대한 기술종속성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한국가스공사는 2004년부터 지식경제부의 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을 통해 국내 조선3사(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와 공동으로 한국형 LNG선 화물창 개발사업(KC-1 프로젝트)을 추진해 왔다.
이를 통해 기존 화물창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새로운 화물창에 대한 원천기술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그 동안 실물크기의 부분모형(mock-up)까지 제작해 시공성 검증은 물론 선박 건조에 필수적인 선급인증을 획득해 실선에 탑재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등 가시적 성과 도출은 물론 올해 두척의 실선 적용을 눈앞에 두고 있다.
-KC-1, 완벽한 기술력으로 상용화 적용 중-
한국형 LNG선 화물창은 단열재 패널을 선체에 접착하지 않는 개념을 도입해 선체와 맴브레인의 변형이 단열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2002년 프랑스의 아틀란틱 조선소에서 처음으로 건조한 CS1형 LNG선의 시운전 과정에서 발생한 2차 방벽에서의 누설문제가 크게 부각되면서 복합소재를 2차 방벽으로 사용하는 방식을 개선해 1차 방벽과 2차 방벽 모두 주름 잡힌 스테인리스 맴브레인을 사용함으로써 LNG가 누설되는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2차 방벽에서 액체와 기체를 모두 담아둘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한 기존의 두 층 단열시스템 개념과는 달리 한 층의 단열시스템 개념을 적용했으며, 단열재로 기존의 유리섬유강화 폴리우레탄폼(R-PUF) 대신 유리섬유가 없는 고밀도의 폴리우레탄폼(H-PUF)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방열시스템을 극히 단순화하고 우수한 단열성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단열재 패널의 제작을 보다 쉽게 만들었다.
화물창을 시공할 때 가장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멤브레인의 주름부에서 용접이 되지 않도록 했으며, 모든 멤브레인 용접이 직선으로 이뤄지도록 설계해 용접의 자동화를 쉽게 한 것은 물론 용접시간을 크게 단축했다.
용접기 전문업체와 협력해 멤브레인 전용 플라즈마 아크 용접기를 개발, 적용함으로써 용접할 때 멤브레인에 가해지는 열 변형 또한 최소화 했다.
또한 KC-1 화물창은 화물창의 2차 방벽을 1차 방벽과 근접시켜 설치함으로써 1차 방벽에서 LNG가 누설되는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2차 방벽에서 열충격(Thermal Shock)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로 개발이 이뤄졌다.
방열시스템의 구조가 단순해 시공과정에서 관리 포인트가 적고 시공이 간편해 건조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장점도 갖추고 있다.
아울러 LNG선의 운항 중에 해상의 상태로 인해 화물창 내에서 발생되는 LNG 유체의 동하중(sloshing load)을 평가하는 한편, 이러한 유동현상이 방열시스템의 구조적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유체-구조 간의 상호작용(유탄성)을 평가하는 기술을 정립했다.
KC-1 화물창을 실선에 탑재하기 위한 준비단계로 인천생산기지의 파일럿 LNG 저장탱크 설비와 연계해 밀폐형 모형탱크(Closed Mock-up Tank)를 제작·설치해 실제 LNG를 사용, KC-1 화물창의 안전성과 운영성 검증 또한 마쳤다.
KC-1 화물창을 실선에 탑재하기 위한 생산기술과 건조기술의 개발도 함께 이뤄져 화물창을 구성하는 요소와 기자재에 대한 생산기술을 확립하고 품질기준 정립도 완료했다.
아울러 KC-1 화물창에 설치하기 위한 Pump Tower의 설계를 최적화하고 위험성 평가기법을 기반으로 화물창의 건전성을 진단·평가하는 기술을 정립하는 한편, KC-1 화물창을 실선에 탑재하기 위해 상용선 규모의 LNG 운반선에 대한 기본설계를 완료해 현재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KC-1, 국산 기자재 업체 동반 성장 길 열어-
그동안 LNG선박 화물창에 대한 핵심기술 부재로 외국기업에 기술료를 지급해 온 것과 동시에 LNG선 기자재,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기자재의 국산화 실적 또한 거의 전무한 것이 현실이었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국가적인 차원의 정책적 지원을 위해 지난해 가스공사가 발주한 LNG운반선에 대한 국산 기자재 탑재를 적극 추진하게 된다.
또 이러한 정부 시책과 LNG산업 전반의 성장을 위해 가스공사는 전문기관인 한국마린엔지니어링학회와 국산 기자재 평가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관련 기자재 산업의 국산화 사업에 적극 나서게 된다.
가스공사는 LNG선 국산 기자재 실선 적용 대상 품목 도출을 위한 산학연 전문가 TF 구성 및 운영을 통해 국산 기자재에 대한 평가 후 국적선 적용 가능 여부 조사를 수행하기에 이른다.
LNG선 기자재 평가 수행 기관을 객관적인 전문기관에 자문의뢰 형태로 추진, LNG 산업 전체의 정보 교류 및 사업 확대의 기회로 활용하는 한편, LNG선 화물창에 국한된 사업 범위를 확대해 국내 기자재 업체의 동반성장은 물론 국산 기자재의 사용 및 시장진출에 필요한 기술지원과 확대, 시너지 창출에 나선 것이다.
<국산 기자재 지원현황>
구분 | KOGAS (174KLNGC) | 비교호선 | 비고 | |||
DSME (현대LNG) | DSME (대한해운) | SHI | DSME (173.4KLNGC) | SHI (175KLNGC) | ||
Maker List에 있는 항목수 | 95 | 60 | 86 | 60 | 66 |
|
등재 업체수 | 202 | 168 | 235 | 168 | 153 | 각 항목당 보통 2~3개업체가 등재됨 |
국내업체가 등록된 Item 수 | 95항목중 70개 | 60항목중 41개 | 86항목중 72개 | 60항목중 43개 | 66항목중 50개 |
|
국내업체 수 | 105 | 67 | 130 | 72 | 83 | 일부항목은 국내업체가 2개 이상인 경우도 있음 |
-한국형 화물창 사업 성공의 견인차 ‘KC LNG Tech’ -
이처럼 육상용 LNG 화물창 전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가스공사와 LNG 건조 관련 세계 최고의 기술과 실적을 가지고 있는 조선3사는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LNG선 화물창 KC-1의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LNG선 화물창은 프랑스 회사가 독점하고 있는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인데 가스공사 국적선 2척에 KC-1 화물창이 탑재 결정돼 진입장벽을 제거하고 세계시장으로의 진출을 가속화 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기술과 비즈니스의 융합을 통해 고객에게 차별화 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KC LNG Tech(이하 KLT)이 설립됐다. KLT는 독창적인 원천기술을 국적선 탑재를 수행하며 계속적인 개선을 통해 건조비용 절감 등 경쟁력을 확보, 향후 해외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또한 국내 LNG선 기자재 업체의 국산화 및 실제 탑재 지원, 관련 업체 발굴을 통한 LNG 시장 진출 지원 등 협업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정부3.0 구현에도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KLT은 최초 적용한 국적선이 운항 중 기술적 문제가 발생할 경우의 위험성을 감지하고 이에 대한 대비에 나서고 있다.
신규 경쟁사의 시장진입, 경기불황 등으로 LNG화물창 수주가 원활하지 않아 자기자본이 잠식되는 위험성과 원천기술을 보유한 경쟁사로부터 특허분쟁 등 마찰이 발생할 경우의 위험성 또한 염려해 기술적, 시장성, 경쟁성 등에 대한 위험에 대해 나름의 대비를 해 나가고 있다.
ABS(미국선급), BV(프랑스선급), KR(한국선급) 등 선급인증 획득을 통해 기술적 위험을 제거하고, 특히 전문인배상 및 선손실보험을 통해 발생확률이 낮은 기술적 문제 발생 시에도 대처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다.
또한 한국가스공사가 개발한 멤브레인은 지난 수십년간의 축적된 기술 및 실제 적용을 통해 안전성 입증은 물론, 특허법인(AIP)을 통한 연구용역결과 특허분쟁에 대한 소지 또한 없는 것으로 확인된 상태다. 아울러 KLT는 향후 지속적인 특허 모니터링을 통해 특허분쟁에 대한 방어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한국형 화물창사업인 KC-1은 정부·공기업·민간기업 공동연구 프로젝트의 성공사례로서 창조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화물창 설계기술의 사업화를 통해 기술료에 대한 국부유출을 막는 것은 물론 기술료 절감을 통한 선박건조의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특히 국적선 이외 KC-1 탑재를 위한 LNG선 수주가 이어질 경우 그에 따른 고용효과는 물론 세계시장 진출을 통한 중소기업의 동반성장 또한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