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ㆍ정유사 마케팅 공격에 가격차 20원대로 추락

[에너지신문] 정유사와 알뜰주유소의 가격차이가 갈수록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월 상표별 주유소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을 살펴본 결과 SK에너지가 1366.76원으로 가장 비쌌다. 가장 저렴한 곳은 알뜰주유소로 자영알뜰의 평균 판매가는 1317.06원으로 SK보다 53.30원이 저렴했다.

문제는 가격차다. 정유가 브랜드와 알뜰주유소의 가격차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SK에너지와 알뜰주유소의 가격차는 2015년 1월 75.91원을 기록한 이래 같은 해 6월 46.14원까지 좁혀졌다. 이후 8월 51.10원으로 50원대를 회복, 등락을 거듭하며 12월 59.83원까지 치솟핬다.

하지만 올해 1월 54.61원, 2월 49.70원을 기록하며 다시 하락세로 반전했다. 2015년 1월과 지난 2월 가격차 감소율은 29.78%에 달한다.

정유사 브랜드중 가장 판매가격이 낮은 현대오일뱅크 주유소와의 가격차는 이보다 더 적다.

지난 2월 현대오일뱅크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리터당 1342.51원으로 자영알뜰주유소와 불과 25.45원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2015년 1월 이후 14개월간 평균 가격차도 25.94원에 불과하다.

이같은 현상은 저유가로 촉발된 현물시장의 스팟성 저가 물량 범람과 정유사의 공격적인 마케팅의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 정유사의 경우 알뜰 주유소 인근 주유소에 한해 마진을 계산하지 않고 저가에 공급,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유사 주유소와의 가격차 축소는 알뜰주유소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알뜰’이라는 브랜드를 내건 만큼 가격인하라는 가시적 효과가 약화되면 정책 평가에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부터 꾸준히 알뜰하지 않은 알뜰주유소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또 알뜰주유소 사업자들의 경영부담도 우려된다. 정유사에 비해 서비스가 간소하고, 소비자 접근성이 낮은 곳에 위치한 곳이 대다수라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 수준의 가격차는 고객을 유인하기에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가격을 더 인하하기에는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면초가라는 것이 알뜰주유소업계의 입장이다.  

한 알뜰주유소 사업자는 “인근 정유사 폴 주유소들의 판매가격이 우리 구매가격 보다 저렴해 사업자가 출혈을 감수하고 기름을 파는 경우도 있다”며 “처음과 달리 정부의 관심이나 지원도 줄어 알뜰주유소 간판을 내걸고 시장에서 버티기가 힘들다”고 호소했다.

한편, 정부는 알뜰주유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가격 경쟁력 강화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석유공사가 도출한 민간 컨소시엄 형태의 법인 설립을 통한 자립화는 공적 성격으로 출발한 알뜰주유소의 정책 목적과 합치하지 않는 다는 판단하에 반려했다. 

산업부 석유산업과 관계자는 “가시적인 가격인하 효과를 제고 하기 위해 현재 석유공사 의무구매 물량 외에 자가 구매 물량을 지역별 또는 권역별로 조합을 구성해 공동구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밖에도 알뜰주유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조만간 가시적인 형태가 도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