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매지마라”

자두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만지면 멀리서 봤을때 마치 자두를 따는 것처럼 보일수도 있기에 오해받을 소지가 있는 행동을 하지말라는 경계가 담긴 속담이다.

인천지법 형사12부 재판장 손진홍 부장판사가 21일 장석효 전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 6명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배임ㆍ뇌물수수 등 검찰의 모든 공소내용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면서 마지막에 당부한 말이다.

이날 장석효 전 가스공사 사장은 무죄 판결이 나고 법정 밖으로 나오자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 “가스공사 후배들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다”고 자책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해 1월 16일 해임된 이후 1년만에 되찾은 명예회복의 기쁨도 있었겠지만 부도덕한 공기업으로 떨어질대로 떨어진 가스공사의 명예와 자신으로 인해 피해받는 주변인들에 대한 미안함이 담겨 있는 듯했다.

한국가스공사 사상 최초의 내부승진으로 큰 기대를 모았으나 정부와 갈등을 겪으며 배임 및 횡령 등의 혐의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낙마했던 장석효 전 가스공사 사장. 이번 판결로 잃어버린 모든 명예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법원의 판결을 신뢰하며 그의 명예가 조금이라도 회복되길 기대한다.

우리는 공기업 곳곳에서 또 다른 장 사장을 목격한다.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매지마라” 공직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경계하고 새겨야 할 말이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