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기가 오면 항상 교수들은 한해를 대표할 수 있는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한다. 지난 연말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는 ‘혼용무도(昏庸無道)’다. 나라 상황이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는 뜻이다.

끊이지 않는 대내외 경제악재와 사회 양극화의 심화, 지속되는 소통 부재와 불신의 정치 속에서 ‘혼용무도’는 가장 적절한 촌철살인의 시대상을 반영한 말이 아닐 수 없다.

에너지 업계를 비춰보면 ‘올해의 사자성어’ 선정은 그야말로 잘 나가는 기관이나 기관장에게서만 찾아볼 수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전 조환익 사장이다. 재임기간 동안 우수한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연임이 확실시 되고 있는 조 사장은 매년 올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해 눈길을 끈다.

조환익 사장의 2016년 새해 화두는 보합대화(保合大和)다. 보합대화는 주역 중천건 편에서 나온 말로 ‘세상의 변화 속에서도 인성과 천명을 바르게 세우고 한 마음을 이루면 더 큰 의미의 화합을 이룰 수 있고, 그것이야말로 널리 이롭고 바르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조 사장은 취임 후 6년 만에 한전을 흑자로 돌려놓고, 본사 이전 후 성공적인 정착과 에너지밸리 조성, 에너지기업 77개사 유치, 에너지신산업 추진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남동발전 허엽 사장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는 ‘거문고 줄을 바꾸어 맨다’는 뜻의 ‘해현경장(解弦更張)’이다. 남동발전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6000억원을 초과하는 순이익 달성이 예상되고, 국가생상성대상 대통령상 수상, 해외사업의 성공적 추진 등 다양한 성과를 거뒀다.

국민과 함께 하는 원전시대를 앞세우는 한수원 조석 사장은 백성과 즐거움을 함께 한다는 의미의 ‘여민동락(與民同樂)’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했다.

반면, 가스업계에서는 감감 무소식이다. 지속적인 소비감소와 수익성 악화, 치열한 에너지원간 경쟁에서도 밀려나고 있는 가스업계는 교수들이 정해 준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러운’ 혼용무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가스업계 여러분, 여러분의 올해의 사자성어는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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