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公, 수요자 중심 비용↓·안전↑ 지원 강화
기업, 테스트베드 자청 등 신 시스템 안착 주도

[에너지신문] 현대사회에서 자원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자원다소비국가인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자원빈국이기도하다. 때문에 국내 광업의 존재가치는 더 크고 중요하다.

정치적인 문제로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시끄러운 가운데 국내 광업은 조용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기술개발을 진행,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응하며 보다 선진화된 산업으로 탈바꿈 중이다.

순조로운 행보의 비결은 상생의 민관협력에 있다.

■자원 전쟁 속 길잃은 국내광업

국가경제 유지를 필수 요소인 광물자원은 세계각국이 직접 관리하는 주요 산업 중 하나다. 자원다소비 국가인 국내에서도 광업은 정부가 매 5년마다 10년 단위로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종합계획인 ‘광업기본계획’을 세우며 관리하는 중요 전략산업이다.

국내 광업의 실정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조사한 2013년 국내광업 현황에 따르면 산업 위축 실태가 여실히 드러난다. 2013년 국내총생산(GDP) 기준 국내 광산 생산액은 1조 8556억원. 전체의 0.16%에 그쳤다.

광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8년 0.33%, 2003년 0.22%, 2008년 0.20%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생산액 축소는 광산 감소에 기인한다. 2013년 국내 가행광산은 441곳, 근로자 수 7848명으로 1998년 569곳, 1만 3584명에서 각각 22.49%(128곳), 44.22%(5736명)씩 급감했다.

가행광산 중 398곳, 90% 이상이 비금속광산이나 이중 309곳(약 78%)이 매출 10억원 미만 영세규모 광산으로 조사돼 광산 영세성 및 시장 양극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관 산업 침체 및 광업경기 불황의 지속으로 신규 투자가 늦어지면서 기술 및 시설의 낙후되고, 생산성 저하 및 생산자간 가격경쟁 격화로 시장교란 마저 발생하면서 경영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광물자원 수요는 늘고 있다. 제조업 중심의 국내 산업구조 특성상 광물자원을 다소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유연탄, 우라늄, 철, 동, 아연, 니켈 등 6대 전략광물 소비는 세계 5∼7위 수준이며, 수요량은 연평균 약 20%씩 증가하고 있다.이에 따라 수입의존도는 날로 심화되는 실정이다.

광물자원 수입의존도는 지난 2000년 80.37%에서 2010년 92.4%까지 치솟았다.

자급률이 높은 비금속광물마저 부진한 민간투자, 고품위 광물 고갈과 개발규제로 1990년대 이후 점차 수입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광물시장은 최근 첨단기술 실현과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성장에 따라 광물 수요 지속적 증가로 지난 10년간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고, 메이저들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되는 추세다.

EU, 미국을비롯한 주요 선진국 들이 미래 핵심 광종(Critical Minerals)을 선정하고 안정적 확보에 나서는 등 자원 전쟁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광물자원안보는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이에 정부는 지속가능개발 및 ICT융합 광물자원안보 실현이라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적용, 새로운 국내 광업 육성책을 내놓았다. △광물자원 개발의 지속가능성 제고 △광업 전주기와 ICT 융합 △광물자원 안보실현 △광산안전 관리강화 △지원체계 효과성 제고 등 5대 추진전략을 수립한 것.

특히 과거 정부 주도의 정책 추진과 재정지원에서 벗어나 민관의 역할을 분담하고 협력해 새로운 고부가가치 비즈니스모델을 창출을 적극 도모키로 했다.

■광물公, ‘新광업’ 밑그림‘미래’ 택한 기업과 시너지↑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정부의 신광업계획을 수행하는 주요기관이다.

광물자원의 안정적 수급을 목적으로 하는 광물공사는 국내외 자원개발에 필요한 자금 및 기술 등을 서비스함으로써 민간기업의 자원개발 참여를 지원하고 있다. 정부의 광업육성책에 부응해 공사는 광산현대화 및 선진화를 위한 기술개발 및 고부가가치 제고 지원 사업을 다수 수행하고 있다.

그중 소프트웨어 국산화와 ICT 융합시스템 지원사업이 눈에 띈다. 광물공사는 자사 기술연구원을 통해 지난 2013년 항공자력탐사 및 항공방사능탐사 3차원 모델링 및 역산 소프트웨어를 개발에 성공했다.

두 지질적 특성(땅의 생김새)을 표현해주며 이 생김새를 잘 관찰하는 것은 광산탐사의 기본이다. 1억원 안팎의 비싼 라이센스 비용을 10분의 1로 절감할 수 있고, 국내 탐사 기술력까지 한단계 끌어올리면서 열악한 국내 자원 기업의 경영개선과 기술 확보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공사는 현재 금속광산 탐광에 효과적인 시간영역 전자탐사 기술과 지질과 물리탐사 자료의 융합해석 소프트웨어 개발을 진행 중이다. ICT 융합시스템 지원사업은 광산안전관리 및 운영 효율 제고를 크게 제고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갱내 사고 등 비상상황 대응 차원에서 광산에서는 원활한 통신은 필수불가결하다.

하지만 오지, 게다가 지하 갱도처럼 폐쇄된 지역에서는 GPS가 잡히지 않는다. 특히 갱도는 직경 5m 내외의 원통형 형태로 수 백 미터에서 수 킬로미터까지 연결돼 통신 음영지역이 많고 지상과 동일한 기술을 적용하기 어렵다. 상호 소통을 위해 별도의 무선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광물공사는 국내 광업계와 기술적 현안사항을 협의하고, 업계 수요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ICT 기반의 광산운영·안전관리 시스템을 개발, 대성 MDI와 성신미네필드 등 국내 석회석 광산 2곳에 적용했다.

이 과정에서 공사는 민간 중소기업과 긴밀하게 협력했다. 프로그램 개발은 IT기업 (주)빅파워솔루션과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대성 MDI 등 중소광산에서 실증시험을 거쳐 2014년 12월 실제 작업현장에 구축됐으며 지난해 7월 특허 출원까지 마쳤다.

개발된 광산운영·안전관리시스템은 모든 작업자와 장비에 신호 송수신을 위한 RFID 태그를 부착, 무선주파수를 인식해 실시간으로 △광산 갱내 작업자 및 장비의 위치 추적, 광산 갱구 출입이력 관리 △갱내 양방향 음성통화 및 비상상황 전파, 본사와 현장 간 원격 관리 등을 수행할 수 있다.

향후에는 △근로자 및 장비의 작업 효율성·광석 생산성 종합 분석 등을 통해 생산성 향상까지 도모할 방침이다. 친환경·고효율·저비용·무재해를 위해 광산 자동화·무인화를 추진하는 것. 2024년까지 국내 광산에 무인 원격 조정 시스템을 보급하고, 근접 탐지시스템 등 3D 위치정보 기술 도입도 구상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이뤄진 시스템 개발과 상용화는 검증되지 않은 시스템을 안전관리 향상을 위해 비용 일부까지 부담하며 테스트베드를 자청한 중소광산의 미래 중심 투자가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송석재 대성MDI 생산본부장은 “경영자가 안전관리 제고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어 시스템 개발과 적용에 선도적으로 참여했다”며 “개발단계에서부터 현장과 소통한 공사의 노력 역시 리스크를 감수한 이유 중 하나였고, 결과적으로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시준 광물공사 동반성장팀장은 “실시간 안전관리시스템은 민간기업과 공기업이 쌍방으로 소통, 참여해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며 “앞으로도 국내광산 선진화·현대화를 위한 기술개발 및 보급, 지원에 있어 민간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014년 제2차광업계획을 통해 2025년까지 △확보광량 195억톤으로 증가 △1인당 47톤의 생산성 향상 △비축일수 60일 △100만명당 재해율 25명 안전관리 제고 등 광물자원의 지속가능한 개발과 효율적 이용을 달성하는 것을 국내광업의 목표로 삼았다.

현장과 소통하는 공기업와 미래에 투자하는 민간기업의 긴밀한 협력이 열악한 국내 광업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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