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 한국가스공사 책임연구원

도서지역 발전원, 육지보다 오염물질 배출 많아
발전연료 전환 시 LNG공급 확대 선순환 창출

▲ 김기동 한국가스공사 책임연구원.
[에너지신문] 도서(島嶼)지역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중요한 지리적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다른 나라와의 국경을 결정하는 중요 인자로서 인지되기도 하고, 해산물의 보고로서 역할도 하면서 관광, 휴식 등의 안식처가 되어 주기도 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런 도서도 우리가 생활에 필요한 전기를 여러 가지 발전원(原)를 사용해 도서지역 내에서 전기를 생산, 자체 공급하거나 육지로부터 해저케이블을 설치해 전력을 수전 받아 사용하고 있다.

보통 육지와 가깝거나 다리로 육지와 연결된 도서에는 케이블을 연결해 전력을 육지 발전원으로부터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걱정이 없고, 다른 열에너지원인 석유, LPG 등도 육지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서 공급받는 도서가 있다.

그러나 육지와 상당히 떨어져 있고 해저케이블로 전기 공급이 어려운 도서는 도서지역 내에 내연기관 혹은 터빈 등의 연료를 연소해 발전을 하는 일종의 소규모 화력발전소 기반의 전력을 생산, 공급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해저케이블이 연결되지 못하는 도서에 디젤엔진(내연기관)을 이용해 하이신이라는 부생연료유를 사용, 전력을 생산해 도서내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미국, 인도네시아, 중남미 등에서는 디젤엔진(내연기관)을 주로 이용하는 것은 비슷하지만, 부생연료유 보다 품질이 좋으면서 배출가스 오염이 적은 순수한 디젤유를 사용해 전력 생산과 공급을 하고 있다.

국내외 도서지역, LNG 발전연료 도입 추진

예전 국내 도서지역에서는 디젤엔진에 하이신보다 청정한 등유를 디젤유 대신 사용했다가 석유사업법에서 등유 생산 금지에 따라 디젤을 잠시 사용했다. 지금은 황 함유량이 0.1wt%(실제 연료 황 함유량은 0.06wt% 수준) 이하인 부생연료유인 하이신을 거의 사용하고 있다.

육지에서 사용하는 경유와 하이신을 비교해 보면 탄소수는 C9로 비슷하고, 대부분 물성도 비슷하지만, 두 가지 물성에서 차이가 난다.

첫째, 경유에는 황함유량이 10ppm(실제로는 6ppm 수준) 이하로 황분이 매우 적지만, 하이신의 황분은 0.06wt%(600ppm)로 경유보다 100배 많은 황을 가지고 있다. 둘째, 경유에는 바이오디젤이라는 재생연료유가 혼합해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이 되고 있지만, 하이신은 순수한 석유 연료만 공급되고 있어 경유에 비해 온실가스를 상대적으로 더 배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육지에서의 발전용 연료로는 선진국 품질기준을 따라 청정한 경유 혹은 후처리장치를 적용하도록 의무화 하고 있다. 하지만 도서지역은 인구 밀집도가 적다는 이유로 이처럼 황 함유량이 높은 하이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상황이다.

대기환경보전법에서 도서지역의 내연기관은 후처리장치 없이 운영할 수 있도록 예외조항이 들어가 있다. 이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깨끗한 도서지역에서 디젤기관의 연료 연소에 의해 발생하는 대기오염 물질들이 그대로 대기로 방출돼 발전소 주변 대기오염 발생과 이로 인한 산성비 발생가능성, 도서지역에 기름을 운반하다가 발생할 수 있는 기름유출사고에 의한 해양오염 발생가능성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 현재의 도서지역 디젤발전의 문제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미국, 중남미, 인도네시아 등의 도서지역에서 연료(발전용, 수송용, 난방용 등)로 사용하는 연료는 주로 석유(경유, 휘발유)와 석탄을 사용하고 있어 연료 다양성이 매우 부족하고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도 본토와 미국의 주요 도서지역간의 연료사용 비교를 해 보면, 미국 본토는 연료가 액체, 고체, 기체,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연료 믹스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반해, 푸에리토리코를 제외한 미국 도서지역은 거의 대부분이 석유를 사용하고, 하와이에서는 석탄을 일부 사용하고 있어 연료 믹스가 필요한 상황이다.

발전단가도 미국 사모아는 본토에 비해 4배가 높으며, 괌도 본토에 비해 최소 2배 높은 발전단가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미국 도서지역에서 발전단가가 높은 것은 비싼 경유를 사용해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내 경유가격은 천연가스에 비해 30% 이상 높은 가격으로 공급되고 있어 도서지역 발전단가를 높여 도서지역 주민들의 전기요금 부담이나 지방자치단체 재정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미국 도서지역, 스페인의 도서지역에 LNG를 발전용 연료로 도입 대기환경도 지키면서 저탄소 발전과 향후 신재생발전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기 위한 중간단계로 LNG 도입을 추진 중이다.

도서지역 LNG 보급, 이상적 발전원 믹스 구현

전 세계 대부분의 도서지역 전력생산을 위한 발전 시 고려해야 현안은 △배출가스 후처리시스템이 없어 다량의 대기오염 물질을 대기에 방출하고 △온실가스 배출이 매우 높으며 △해상공급 시 기름누출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점이다.

또한 △도서지역 발전연료의 다양성이 부족하고 △하이신 연료 사용 시 재생연료 사용을 전혀 못하고 있으며 △디젤 연료 사용 시 높은 연료비 부담이 발생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이러한 현안사항을 극복하고자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그 가운데 청정발전원으로 측면에서의 노력은 △LNG를 이용한 가스화력발전 △LNG를 이용한 연료전지 신재생발전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를 이용한 신재생발전 △풍력, 에너지저장장치를 이용한 신재생발전 △바이오매스 자원과 에너지저장장치를 이용한 신재생발전 △지열, 에너지저장장치 이용한 신재생발전 △2개 이상의 신재생발전원(풍력, 태양광, 바이오매스, 연료전지 등)과 에너지저장장치를 이용한 신재생 융복합 발전 △LNG와 태양광·풍력·연료전지의 신재생발전원의 하이브리드형 발전 등을 들 수 있다.

이런 기술을 이용해 대부분의 국가에서 도서지역 친환경발전을 추진하고 있으며, 해당 도서지역의 기후와 지리적, 공간적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신재생발전을 혼합해 적용하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LNG가 도서지역 전력 발전을 위해 공급된다면, 발전 전력원의 믹스를 구현할 수 있는 이상적인 상황을 만들 수 있다.

또한 도서지역에 열에너지가 필요한 지역에 LNG와 LPG 등의 가스연료가 공급되면서 난방, 건조용 열원, 냉난방, 비닐하우스용 열원 등의 열 수요처의 니즈를 만족시켜 에너지 복지를 실현할 수 있게 된다.

백령도, 천연가스-디젤 혼소발전 전환 추진

이에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전력공사는 국내에서 최초로 백령도를 대상으로 디젤 발전을 천연가스-디젤 혼소 발전으로 전환하는 연구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과제로 수행 중에 있다.

연구대상을 백령도로 선정한 것은 백령도가 최서북 도서로 중국과 북한에 대하여 지리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고, 국내 도서지역 디젤엔진 발전의 표범이 되는 M사 엔진형식과 내구 년수가 개조기술을 적용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술개발의 적용처로 연구진에서 선정, 현재 3차년도 연구를 수행 중이다.

도서지역에서 천연가스-디젤 혼소 발전의 핵심기술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연료업계의 관심은 경유공급과 유사하게 LNG를 안정적으로 백령도 등의 도서에 공급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LNG운반선은 대형 선박이고, 접안, 하역시설, 방파제 등 대형 투자가 필요해 이를 도서지역의 소규모 LNG하역에 도입할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최근에 개발된 기술로 ‘LNG탱크컨테이너’를 이용한 소규모 LNG운송과 LNG양하역 방법이다. 이러한 기술을 적용한 모범사례로 포르투칼 Madeira 도서지역에 LNG를 공급하는 사업을 들 수 있다.

이와 관련 국가스공사는 백령도 한전 백령발전소의 천연가스-디젤 혼소발전용으로 LNG공급을 위해 소규모 LNG위성기지를 공동 연구기관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적용한 기술 △고망간강 기술 모듈화 및 스키드기술 △콜드 스트래칭 기술 △LNG탱크컨테이너 상하역 기술 △LNG탱크 컨테이너 이송 및 양하기술 등이다.

도서지역에 LNG를 공급하는 기술은 소규모 LNG사업, LNG벙커링 사업과 연계돼 발전되고 있으며, 포르투칼, 푸에르토리코 도서에서는 일부 사업화가 진행 중이다.

한편, 인도네시아 지역에서는 2만개의 도서에서 현재 디젤엔진 발전이 이루어져 있는데,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디젤발전 시 연료보조금을 지급하는 재정부담으로 인해 대부분의 도서 발전을 LNG를 통한 친환경 발전으로 전환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막 시작된 상황이다. 이에 전 세계 주요 에너지회사가 인도네시아 정부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도서지역에서 LNG기반의 친환경 전력생산은 기존 디젤선박을 LNG연료추진선박으로 전환하는 촉진제 역할을 함으로써 LNG공급 확대라는 선순환 구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개발하는 디젤 엔진개조 기술과 고효율 LNG저장탱크 공법, 신소재인 고망간 재료를 이용한 LNG저장탱크 기술 등이 성공적으로 개발돼 국내 모든 도서에 LNG위성기지를 설치하면서 친환경 발전이 되는 날이 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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