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 최재철 외교부 기후변화대사
[신년인터뷰] 최재철 외교부 기후변화대사
  • 김형준 기자
  • 승인 2016.01.04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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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대응, 신산업·고용창출 큰 기회”

[에너지신문]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국제사회는 공동으로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 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데 합의를 이뤘다. 

우리나라는 이번 총회에서 선진국인 아닌 개도국에 포함됐지만 OECD 회원국이며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7위를 점유하고 있어 향후 국제사회가 각국의 기여 방안을 심사, 검토하는 과정에서 선진국에 준하는 책임과 기여를 요구받고 있다. 이에 본지는 최재철 기후변화 대사를 만나 제출 관련 세부규정, 시장메커니즘 구축방안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최종 협상 문안에 우리 입장 상당 부분 반영-
-전문성 고려해 젊은 인력들 양성해야 할 것-

▶▶▶ 최근 파리 기후총회에도 다녀오셨는데요.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정책에 대한 국제평가는?

= 우리나라는 지난해 6월 국제사회와의 약속에 따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배출전망치(BAU) 대비 37% 감축한다는 목표를 우리의 기후변화 대응 자발적 기여약속(NDC)에 포함시켜 제출했습니다.

이러한 감축목표는 우리의 능력과 여건 및 국제사회의 기대 등을 반영한 것으로, 대체적으로 국제사회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 연구기관 및 NGO들은 우리나라의 감축목표가 역량에 비해 미흡하다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저탄소 녹색성장기본법 제정, 전국 단위 배출권거래제 도입 등 정책적 노력과 더불어, 창조경제 기조 하에서 에너지신산업 육성 등을 통해 기후변화를 새로운 산업과 고용 창출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바, 이는 국제사회와 신흥국들의 벤치마크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파리총회 시 한국 홍보관에서 우리나라의 기후기술(물, 폐기물, 도시 및 수송, 에너지 등 4개 분야)을 전시하고 기술 상담을 진행했는데, 많은 개도국들이 한국의 기술에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 파리총회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둘러싸고 선진국과 개도국의 견해 차이가 큰데 온실가스 감축을 둘러싼 국제정세에 대한 설명과 우리나라의 입장은?

= 선진·개도국간의 차별화, 장기목표 설정, 개도국 지원 등 주요 이슈들에 대한 의견 대립이 협상 막바지까지 지속됨에 따라, 196개 당사국들은 피말리는 밤샘 협상을 거쳐 당초 예정보다 하루 늦은 지난해 12월 12일에 전문 및 29개조항으로 구성된 ‘파리협정(Paris Agreement)’에 합의했습니다.

신기후체제 하에서 선·개도국의 의무를 어떻게 차별화할지를 두고 개도국들은 기후변화협약 부속서에 근거, 선진국과 개도국을 구분하고 온실가스 감축에 선진국들의 우선적 역할과 법적 의무를 강조했습니다.

반면, 선진국들은 개도국들도 증가한 온실가스 배출량과 변화된 국가역량에 상응하는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해 결국, 파리 총회에서는 선진국이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 우선적 역할을 하되, 개도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가 자국의 기여방안(NDC)을 스스로 결정하고 이를 점차 강화해나가는 절충안으로 합의가 이뤄지게 됐습니다.

기후 재원분야에서도 개도국들은 선진국들의 선도적 역할과 지원 규모 확대를 주장한 반면, 선진국들은 재원 조성에 능력있는 개도국들도 참여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최종적으로 합의된 문안은 선진국들의 개도국들에 대한 재정 지원을 의무화하고, 선진국 이외 능력있는 국가들의 자발적 재정 지원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작성돼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환경건전성그룹(EIG)의 일원으로서 선·개도국간 중재안을 제시하는 등 마지막까지 협상 타결에 건설적으로 기여하고자 노력했으며, 그 결과 최종 협상 문안에 우리의 입장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파리총회의 성과와 우리나라의 구체적인 이행방법 등을 설명한다면?

= 이번 총회의 핵심 성과는 ‘파리협정(Paris Agreement)’ 채택을 통해 기존의 교토의정서 체제와는 달리 선·개도국간 명시적 구분없이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신기후체제를 출범시켰다는 것입니다.

신기후체제하에서 각국은 국제사회의 장기목표 달성을 위해 자국의 여건과 역량에 맞는 온실가스 감축목표 등 기후변화 대응 기여방안을 스스로 결정하고, 5년 주기로 총체적 이행상황을 점검함으로써 이를 자율적이고 점진적인 방식으로 강화해나가게 됩니다.

파리협정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해서는 모든 국가들이 기여약속 이행을 위한 국내적 조치를 취해야 하며, 매 5년마다 이러한 기여약속을 강화시켜나가야 할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부문별 감축목표, 해외 감축 활용방안 등을 포함한 감축목표의 세부 이행계획 수립이 필요합니다. 

또한, 에너지신산업 육성 및 배출권거래제 내실화 등을 통해 국내 산업계의 과도한 우려를 줄이면서 비용 효과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해나갈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국제 시장메커니즘 형성 과정에 적극 참여해 국제 협력사업 및 남북 협력사업 등을 우리 감축목표 달성에 활용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많은 개도국들이 우리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는 만큼, 기후변화 대응 사업모델 개발 및 재원·기술·역량배양 등 개도국 지원에 있어 우리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우위에 있는 분야를 지속 개발해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과다배출 국가에 걸맞게 과거 기준년도 대비 절대량 감축목표 수립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 선진국들이 절대량 감축목표를 수립한다고 해서 이를 무조건 따라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신기후체제하에서 각국은 자국의 여건과 역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감축목표 설정방식을 결정하되, 궁극적으로 절대량 목표방식으로 이행해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이미 1990년 이전에 배출정점(peak)을 지난 선진국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도 경제성장중인 국가로서 배출정점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성장 단계에 있는 국가들의 상당수가 경제의 역동성을 반영할 수 있는 BAU 내지 GDP 집약도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BAU 방식으로 2030년 감축목표를 제시한 우리나라도 차기 NDC 작성시에는 절대량 감축목표 설정 방식으로의 전환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내 에너지산업계에 조언을 해주신다면.

=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60% 이상이 에너지분야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파리 총회에서의 신기후체제 출범은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이용구조를 저탄소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국제사회의 의지를 시장에 분명하게 보여준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석유, 가스, 석탄 등 화석 에너지자원이 부족한 대신 기술력을 갖춘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신기후체제의 출범은 위기가 아닌 기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이상 온실가스 배출이 공짜가 아님을 깨닫고 저탄소 발전으로의 전환에 선도적으로 대응하는 경제주체들에게는 새로운 투자와 신산업 창출의 기회가 열릴 것입니다.

이미 빌게이츠, 마윈, 주커버그 등 세계 유수 기업가들은 ‘에너지혁신연맹(Breakthrough Energy Coalition)’을 결성해 저탄소 경제 전환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국내 에너지산업계 역시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고, 저탄소 기술개발과 사업모델 발굴을 위한 조기 투자를 통해 혁신을 일궈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 신산업에 대한 투자는 대규모 시장 및 고용 창출로 이어질 것입니다.


▶▶▶ 올해 대사님의 계획은?

= 2011년 12월 더반 기후총회에서 시작된 4년간의 신기후체제 출범협상은 지난 파리 기후총회에서의 ‘파리협정’ 채택으로 첫 단계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올해에는 파리협정이 2020년부터 발효할 수 있도록 기여약속(NDC) 제출 관련 세부규정, 국제 시장메커니즘 구축방안, 각국의 이행과정 검토를 위한 투명성 체제 수립 등에 대한 협상 일정을 수립하고, 일정에 따른 후속 협상을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협상은 파리 총회 결정으로 수립된 ‘파리 협정 특별작업반(Ad Hoc Working Group on the Paris Agreement)’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제1차 작업반회의는 오는 5월에 개최될 예정입니다.
또한 오는 4월 22일 유엔 사무총장이 소집하는 ‘파리협정’서명을 위한 고위급회의에 참가 준비도 해야합니다.


▶▶▶ 기타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파리협정의 2020년 발효를 위해, 국제적으로는 협정 이행에 필요한 세부 운영 지침이 협상을 통해 작성될 예정이며, 국내적으로는 우리의 기여약속(NDC) 이행을 위한 정책과 조치들이 이행단계에 들어가야 합니다. 이는 국내 기후변화 대응 정책이 국제 협상방향과 부합돼야 함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국내 정책 담당자들이 파리협정 후속 협상에 적극 참가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파리협정 이행에 필요한 NDC 이행 검증, 투명성 체제 운영 참여 등을 위해서는 전문성과 언어 능통성 등이 요구됨을 고려해 지금부터 젊은 인력들을 양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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