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원개발, 성공불융자 전액삭감 ‘칼바람’

[에너지신문] 올해도 석유업계는 저유가로 몸살을 앓았다. 두바이유는 올 1월 53.27달러에 거래를 시작한 이후 5월 65.06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8월 배럴당 50달러선이 무너졌고, 12월들어 30달러 초반까지 떨어졌다. 2004년 이래 10여년만에 최저치를 거듭 경신하고 있어 20달러선 진입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유가도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22일 현재 휘발유 기준 전국 최저가 주유소의 리터당 판매가는 1275원이며, 전국 평균 유가는 1421.98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유가가 크게 떨어졌지만 정유업계는 호실적 행진 중이다. 3분기까지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4대 정유사는 총 4조 509억원의 영업익을 시현, 연말까지 5조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1조원대의 적자을 봤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정제마진이 배럴당 8달러선을 유지했고, 고도화설비 등을 통해 원가 절감 및 설비 운영 효율화를 실현했기 때문이다. 또한 저유가로 소비량이 증가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주유소업계는 경영난 심화 속 내부 신경전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한국주유소협회는 10월 공제조합 창립총회를 열고 한계주유소의 폐업 지원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으나 예산 확보에 실패했다.

또 개정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부가가치세 법의 혜택 대상에서 제외,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공제조합 설립을 반대했던 주유소연합회는 ‘사단법인 한국주유소바로세우기연합회’ 공식 출범해 향후 두 단체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알뜰주유소 자립화 추진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상반기 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 한화토탈을 공급자로 선정하며 시장에 존재감을 과시했지만 저유가로 인해 가격 하락 기능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고, 경쟁력 향상의 발판으로 기대했던 전용 화물복지카드는 거듭된 출시지연과 SK의 신규카드에 밀려 유명무실화 됐다.

한편, 자원분야는 사상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정권의 비리가 개입됐다는 비판 여론이 폭넓게 형성된데다, 저유가로 인한 광구·자원가격 하락으로 더욱 가혹한 평가를 받았다.

이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 및 채무개선을 요구받은 공기업은 물론 민간기업도 사업 포기, 자산 매각 검토에 나서 산업이 급격히 위축됐다.

해외자원개발 국정조사는 정쟁으로 번져 폭로성 공방만 이어져 그 어떤 결론도 내리지 못했으며, 감사원 감사 역시 국조 내용과 다르지 않아 여론만 악화시켰을 뿐 얻은 것이 없다는 평가다.

정부는 내년 성공불융자 예산이 전액 삭감하고, 자원 공기업 구조조정 등을 목적으로 한 ‘해외자산 합리화 TF’ 구성을 추진하고 있어 내년 역시 칼바람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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