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문제로 촉발된 반 일본기업 정서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전히 일반 대중들을 중심으로 롯데 불매운동이 이어지며 투명하지 못한 롯데의 경영스타일에 대한 대중적 비난도 여전한 모양새다.

특히 이번 롯데 사태가 대중적 공분을 일으킨 것은 한국 제품과 일본 제품의 차별, 그리고 한국에서 발생한 수익이 대부분 일본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경영구조 때문이었다.

물론 롯데그룹은 일련의 사태를 조기 진화하기 위해 신동빈 회장이 중심이 돼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은 올해 롯데보일러가 30주년을 맞아 모처럼 야심찬 재기를 노렸던 롯데기공에게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일련의 상황이 남 일만 같지 않은 곳이 우리 업계에 또 있다. 가스기구 명가로 40여년의 명성을 쌓아온 린나이코리아 역시 이번 사태가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1974년 설립된 린나이코리아는 처음 49:51의 지분구조를 가진 한국과 일본의 합자회자로 출발했다. 물론 일본 지분이 51%로 지배주주였지만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린나이코리아는 일본 회사와 엄연히 구분된 독립적인 회사였다.

하지만 상황은 IMF를 겪으며 달라졌다. 강성모 회장 일가의 경영부진으로 긴급원조된 차입금은 회사 지분으로 대체됐고, 2008년 이후 오랫동안 유지돼 왔던 지분구조에도 변화가 시작됐다.

그나마 2012년에는 강원석 대표가 보유한 0.4%의 지분마저 포기하면서 2013년부터 린나이는 100% 일본기업으로 변모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롯데 사태가 터지자 린나이 임원진들이 일부 언론사에 관련기사의 자제를 부탁했다는 풍문까지 돌았다.

물론 롯데와 린나이 상황을 동일시 할 수는 없다.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린나이는 오히려 불필요한 지출과 광고를 줄이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노력을 통해 올해 무차입 경영을 달성하는 등 예전의 부진을 털어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 린나이는 이제 완전한 일본기업이다 보니 국내 다른 제조사들과는 상반된 길을 걷는 것도 사실이다. 구조적으로 해외진출에 적극적 일 수 없고, 업계 현안사항에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등 객관적인 현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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