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안공사 성종규 굴착정보지원센터장

EOCS 제도 도입후 타공사 사고, 52% 감소
2014년 굴착공사 신고처리건수 17만 488건
올해 고압배관, 상수관 포함 통합원콜센터로


▲ 성종규 굴착정보지원센터장
[에너지신문]1995년 4월 대구 지하철 공사장 도시가스폭발 사고가 발생한지 올해로 벌써 20년이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30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그날의 상처는 너무 커서 쉽게 잊히지 않는다.

사고를 계기로 그해 8월 도시가스에 대한 안전관리가 강화됐고, 타공사로 인한 배관손상방지 제도가 도입됐다. 즉 도로 굴착을 할 때는 굴착자가 가스배관의 매설상황조사, 가스안전 영향평가, 도시가스 사업자와 사전협의 등을 거쳐야하며 도시가스사업법 시행규칙에 정해진 작업 기준에 따라 굴착작업을 하도록 하고 있다.

제도 도입을 통해 대형사고는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굴착공사자의 경우 도시가스사를 방문 또는 공문으로 배관 매설상황 확인 신청을 해야 하는 등 신고절차가 복잡해 졌고, 매설주체의 불명확성으로 인해 신고가 누락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하게 됐고, 이로 인해 굴착사고 발생 가능성 역시 다시 높아졌다.

이러한 불편함과 신고누락을 방지하고자 2005년 서울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거처 2007년 개정된 도시가스사업법을 근거로 한국가스안전공사에 굴착공사정보지원센터(EOCS)가 설치됐고, 이 제도는 전국으로 확대 시행하게 됐다.

EOCS의 역할과 그간의 성과 

센터의 역할은 굴착공사에 관한 안전조치의 이행을 담보하는 사전 예방시스템이다. 굴착공사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도시가스 배관 파손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정보제공 홍보 등에 필요한 굴착공사 지원 정보망의 구축·운영 그 밖의 매설배관 확인에 대한 정보지원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굴착공사 신고의무 이행을 전화나 인터넷만으로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미신고 무단굴착을 근절하고, 공문으로 오가던 서류중심에서 현장중심으로 개편해 배관위치표시의 정확성을 제고함으로써 굴착공사자 및 도시가스사 편익을 증대할 수 있었다. 제도도입을 통해 현재 굴착공사자는 도시가스사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전화(1644-0001), 인터넷(www.eocs.or.kr), 모바일(m.eocs.or.kr)등으로 손쉽게 굴착계획을 신고를 할 수 있게 됐다.

2014년 기준 17만 488건의 굴착공사 신고가 접수됐다. 각각의 정보는 해당도시가스사로 전산시스템을 통해 24만 2142건이 전달되고 처리됐다. 이를 통해 굴착자의 도시가스사 방문에 따르는 인력손실과 교통비 등 약 40억원이 절감됨으로써 국가적 경제적 편익이 발생한 것으로 공사는 추산하고 있다. 도시가스사 역시 관매설상황 확인업무가 전산화돼 가스배관 보호관련 업무 효율화를 기할 수 있게 됐다.

굴착공사로 인한 도시가스배관 손상사고는 제도 도입전(2004~2008년) 5년간 28건으로 연평균 5.6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도입 후(2009~2014년)는 6년간 16건, 연평균 2.7건으로 무려 절반(52%) 이상이 감소됐고, 사고발생에 따른 인적, 경제적 손실과 사회적 기회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 국내에서 발생한 대표적인 도시가스 타공사 사고, 대구지하철공사장 가스폭발사고 현장의 참혹한 모습.
지하매설배관 보호제도의 확대 시행

지난해 8월 1일 대만 가오슝市에서 지하가스관이 파손돼 약 4톤가량의 액체프로필렌 가스가 누출됐다. 누출된 가스는 하수관 등을 통해 넓게 확산된 상태에서 폭발해 사망 28명, 실종 2명, 부상 286명의 인명피해와 도로 약 3km가 함몰되는 대형사고로 이어졌다.

우리나라 역시 울산, 여수, 대산 석유화학단지와 지역산업단지에서 각 공장간 원료 또는 유틸리티 용도로 사용하는 가스를 지하배관망을 통해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가스 중에는 수소 등 가연성가스와 프로필렌 같은 가연성 액체가스도 있어 자칫 국내에서도 대만 가오슝 사고와 같은 대형사고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 역시 대만 가오슝 사고와 같은 동일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고압가스 지하매설 배관 보호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2013년 3월 4일 산업통상자원부고시 제2013-45호(고압가스배관 매설상황확인 및 협의 등에 관한 특례기준)을 제정 고시하고, 국내 최대의 석유화학단지가 있는 울산광역시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그리고 올해 1월 고압가스사업법 개정으로 오는 7월 29일부터는 고압가스 배관에 대한 지하매설배관 보호제도가 전국으로 확대 실시된다.

광역상수도 역시 파손 사고가 발생하면 복구할 때까지 수돗물 공급중단으로 인해 식수는 물론 일상생활 불편이 크다. 이에 따라 한국가스안전공사사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3월 23일 굴착공사 정보공유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올해부터 굴착공사자에게 광역상수도 정보도 함께 알려주게 된다. 이에 따라 굴착자는 도시가스와 마찬가지로 광역상수도배관에 대해서도 한 번의 전화로 배관 매설상황을 다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간단하고 신속한 매설배관 확인절차 

아직도 미신고 굴착공사로 인한 도시가스배관 파손 사고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아무리 사고예방에 효과적인 제도가 마련된다 해도 실질적인 사고는 굴착공사자의 자발적 참여 없이 효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

도로굴착이 아닌 아파트 단지내의 주차장이나 화단 조성 공사, 재개발에 따른 재건축이나 건물 신축공사장에서의 보링작업, 파일박기, 토류벽 설치공사 등도 모두 신고대상이다. 도로법이나 건축법에 따라 굴착허가를 받았어도 도시가스사업법에 따라 굴착공사의 시행전 반드시 가스배관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1644-0001로 전화 한번이면 된다. 전화 한번으로 굴착공사 계획 즉 굴착위치와 공사종류, 공사 예정일, 담당자 전화번호 등을 알려주면 24시간 내에 가스배관 유무와 어떤 안전조치를 위해 누구와 만나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자세히 알려준다.

만일 시공자가 이 같은 절차를 무시한체 신고하지 않고 무단으로 굴착공사를 하게 되면 관련법에 따라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천재지변이나 돌발적인 사고로 인한 긴급복구공사를 위한 굴착공사 또는 길이 10m 이하·너비 3m 이하의 소규모급수공사를 하는 경우에도 굴착공사 신고는 공사 착공 전에 해야 된다. 이 경우는 긴급 굴착공사로 신고하면 우선적으로 현장에서 협의하고 입회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굴착공사 신고를 했더라도 공사를 시행할 때에는 도시가스사 안전관리자 입회하에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 도로상에 굴착공사 위치와 가스배관 위치를 표시해 놓았어도 실제로 굴착했을 때 배관 매설 위치와 깊이가 도면과 다른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만일 도시가스사에 입회요청을 하지 않거나 입회하지 않은 상태로 공사를 진행하면 2년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올해는 통합원콜센터로 ‘새출발’  

▲ 타공사로 인한 지하 도시가스배관 파손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정부는 EOCS제도를 도입해 운영중에 있다. 사진은 지하에 매설되는 도시가스배관의 시공감리 모습.

굴착공사지지원센터는 올해 굴착공사로 인한 가스배관 손상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업무를 추진정이다. 미신고 무단굴착사고를 예방하고자 도시가스사와 협조해 굴착공사신고 의무사항을 집중 홍보하고, 굴착현장 확인 지도 점검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굴착현장을 방문해 신고여부 및 안전수칙 이행사항을 점검하고, 도시가스사의 굴착현장관리 수범 사례도 발굴해 타 도시가스사에 전파할 예정이다. 아울러, 미신고 무단굴착행위에 대한 행정처분 요청도 강화해 나가갈 계획이다. 도시가스사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EOCS에 무단굴착신고 시스템을 구축해 배관 순찰점검시 미신고 굴착공사 현장을 발견하면 시스템에 입력하고 센터는 이를 취합해 해당관청에 행정처분을 요청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가스안전공사 임직원들을 굴착공사 모니터요원으로 운영해 업무수행 중 미신고 굴착공사 현장을 발견하면 신고토록 안내함으로써 미신고 사고를 적극 예방할 계획이다.

올해는 도시가스, 고압가스, 광역상수도 배관 안전관리를 위한 통합원콜센터로 운영되는 첫해다. EOCS는 업무가 차질이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지역별로 순회하며 제도 설명회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정부 3.0정책에 부합한 국민맞춤형 서비스 제공과 안전 위협요인의 근원적 제거로 국민행복에 기여하는 센터가 될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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