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노력 성과로 국내 중전기기 산업 숙원 해결

▲ 시험인증설비 고전압시험동
우리나라가 마침내 세계 중전기기 산업계의 ‘G10’이라 할 수 있는 세계 단락시험협의체(STL)의 10번째 회원국이 됐다.

중전기기 분야 국제공인 시험·인증기관으로서 세계적 수준의 시험·인증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한국전기연구원(KERI·원장 유태환 www.keri.re.kr)이 마침내 국내 중전기기 산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세계 단락시험협의체(STL)의 정회원 자격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중전기기 산업은 산업 생산의 가장 기본이 되는 전기에너지를 발생, 공급 및 사용토록 하는 전력기기를 생산하는, 전기·전자산업의 모태이자 국가 전력망 구축에 필수적인 국가 기간산업을 말한다. 특히 안전성과 신뢰성이 매우 중요한 기술집약 산업으로서 최근 원전, 발전 플랜트 등 연관산업의 수주 호조로 중전기기산업은 우리나라의 신성장동력산업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세계단락시험협의체(STL)는 지난 5월 10일부터 이틀간 노르웨이에서 개최된 제37차 운영위원회의 엄격한 정회원 자격 심사를 진행했으며, 기존 회원국들의 만장일치로 한국전기연구원(이하 ‘KERI’)이 한국을 대표하여 세계 10번째 정회원이 되었다고 최근 KERI측에 공식통보해 왔다.

그동안 유럽을 중심으로 한 소수 기술선진국들이 설립하고 운영해 온 STL(*별첨 자료 참조)은 세계 중전기기산업계에서 독보적 권위를 갖고 있는 시험인증 분야 협의체이며, 인프라와 시험기술, 그리고 이를 운영하는 시스템 모두가 최고 수준인 STL 정회원이 발행한 성적서 또는 인증서는 최고의 신뢰성을 보증받으며 전세계에서 통용되고 있다.

STL 정회원은 그 자격 획득의 조건이 매우 까다로운 것으로 유명하다. 일례로 지난 2002년도에 준회원에서 정회원으로 승격된 일본 JSTC의 경우도 예비회원에서 정회원이 되는데 약 28년이 소요된 바 있다.

KERI는 지난 10여년간 세계 최고수준 국제공인 전기전문 시험·인증기관을 목표로 대규모 연구시험설비구축사업을 통한 인프라구축과 새로운 시험기술의 해석과 적용, 그리고 시스템의 국제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중전기기 시험인증역량을 증대해 왔다. 특히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800 kV 50 kA Full-Pole 차단기 단락성능시험기술(*하단 용어해설 참조)의 상용화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성공하여 국산화하는 등 목표달성을 위한 핵심전략 수립과 체계적인 사업 추진, 그리고 지식경제부 등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번 성과의 성공요인으로 분석된다.

KERI 유태환 원장은 “세계 중전기기 산업의 기술동향을 주도하는 STL에서 KERI가 향후 정회원의 지위로 참여하게 됨으로써 국내 중전기기산업의 대외 신인도가 크게 향상되고, 국제 표준화 사업에 국내 업계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하고 “아울러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성적서 또는 인증서를 국내에서도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기업의 수출경쟁력과 해외 시험·인증서비스의 유치를 통한 외화수입이 획기적으로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전기기 업계도 이번 성과에 일제히 환영과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주)효성 송원표 전무는 “수출시장의 다양한 고객 요구를 모두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STL 정회원인 시험소의 시험성적서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서 이번에 KERI가 STL 멤버가 됨으로써 수출용 제품에 대해서도 국내 시험이 가능해져 연평균 16억 가량의 직접적인 비용 절감효과와 더불어 약 1.5개월의 해상운송 기간 단축을 통한 수출시장에 조기 진입하는 등 당사의 경우만 해도 연 평균 10억원 이상의 매출이익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아울러 국내에 STL 시험소를 보유함으로써 국내 중전기기 업체의 위상이 제고와 동시에, 기술적인 이슈에 대한 신속한 대응으로 고객 신뢰도 향상, 업무 효율 향상, 고객이 요구하는 시험사양에 대한 능동적 대처 등 유무형의 막대한 이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텍전기전자(주) 김영일 상무 역시 “KERI의 STL 가입으로 인텍은 경제적으로는 매년 3억~5억원의 해외시험료 절감의 직접적인 이익과 더불어 해외 수주활동에 있어 STL 가입 시험소의 성적서만 인정되는 입찰 규제에서 벗어나 전세계 전력청에 대한 입찰 참여가 자유로워져 연간 약 50~100억 정도의 추가 수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KERI는 이번 STL 정회원 가입에 따라 시험인증 분야에서 또다른 숙원사업인 ‘4000MVA급 대전력 시험설비’ 증설 사업 추진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4000MVA 대전력 시험설비는 KERI가 보유한 시험인증 핵심 설비로 전력기기의 신뢰성을 평가하는 국내유일의 시설이다. 그러나 현재 수명연한 약 30년인 설비를 28년째 사용하고 있어 고장 가능성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KERI는 4000MVA급 대전력 시험설비 증설을 위하여 총사업비 1,750억원의 규모의 예산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4000MVA 대전력 시험설비는 하나의 설비를 100여개의 국내 관련 기업이 공동 활용하고 있어 약 26∼27주 물량의 대전력시험이 적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관련 설비의 중대 고장 발생시 약 300억원 이상의 복구비용과 3년여의 복구기간, 그리고 3년간 시험이 중단될 경우 국내 중전기기업체의 매출 감소효과가 약 1조4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해당 사업에 대한 관련 기업과 정부, 지자체 등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형편이다.

KERI는 이번 STL 정회원 가입에 이어, 향후 4000MVA 시험설비 증축 등 설비 및 기술의 일류화, 서비스 및 제도의 국제화, KERI 브랜드의 세계화를 통해 2015년까지는 이탈리아의 CESI, 2020에는 네덜란드의 KEMA와 동등 이상 수준의 세계 제일의 전기전문 국제공인 시험·인증기관의 위상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