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동 한국전력 전력연구원 책임연구원

▲ 김희동 한국전력 전력연구원 책임연구원

[에너지신문] 고압전동기는 197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중전기기회사에서 국산화로 제작하기 시작했다. 대용량 발전소, 제철소 및 화학플랜트 등과 같은 중요한 산업설비에 사용했다.

국산화 초기인 1970년대 말에는 고압전동기의 불량률은 25%에 이르렀다. 적극적인 품질관리 활동으로 1980년대 초반에는 7%로 낮아졌다.

계속적으로 품질이 높아진 고압전동기는 한번 설치하면 15∼20년 이상 장기간 운전한다. 장시간 운전한 발전소의 고압전동기는 열화가 일어나 고장 발생빈도가 점차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전력·에너지 분야의 기술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전력연구원에서는 발전소에 설치된 고압전동기의 고장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1990년대 중반부터 끊임없이 연구를 수행했다.

동시에 연구 결과를 발전소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건전성 진단시험을 지난 20여년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전력연구원에서는 현장에 적용하는 진단시험의 일환으로 매년 발전소에서 800여대의 고압전동기를 정밀하게 점검했다.

이러한 진단시험을 통해 30∼50여대의 절연상태가 불량한 전동기를 사전에 찾아내어 권선을 교체하는 등의 예측정비를 실시해 운전 중 불시고장을 최소화하고 있다. 예측정비 기술개발로 권선교체가 갑자기 증가함에 따라 고압전동기의 재권선 작업을 중소기업도 시행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의 기술력과 장비 부족으로 인해 정비작업을 마친 고압전동기가 갑작스럽게 고장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고압전동기의 사고가 발전소의 출력 감발 또는 발전정지로 이어지지 않게 정비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였다.

기술력과 자체 진단장비를 소유하고 있는 대기업은 자체시험으로 건전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의 경우, 권선을 교체하는 정비작업을 마친 고압전동기는 반드시 전력연구원에서 엄격한 건전성 진단시험을 통과한 후 발전소에 납품하도록 절차화가 이뤄졌다.

건전성 진단시험 과정에서 품질적인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함으로서 중소기업 기술력 향상에 기여했다. 철저한 품질검사로 인해 중소기업들이 권선교체를 마치고 건전성 진단시험에 대해 거부감이 발생할 정도였다.

하지만 정비품질 향상이라는 목표를 위해 중소기업에 지속적인 기술지도와 기술이전, 또한 토론과 협력을 실시한 결과 3년 후 마침내 중소기업에서 수행한 재권선 절연특성이 신품 고압전동기 절연특성과 거의 일치하는 결과를 얻게 되어 명실상부한 최고의 정비기술력을 확보하게 됐다.

한동안 권선을 교체한 고압전동기가 많아 주말과 평일의 저녁 늦게까지 중소기업과 함께 품질확보를 위해 노력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중소기업들이 처음에는 불평과 원망을 쏟아냈다. 하지만 자신들의 기술력이 노력한 만큼 향상되고 품질이 높아지면 이 목소리는 감사의 인사로 바뀌었다.

전력연구원은 지난 20년 동안 고압전동기의 건전성 진단기술을 발전소 현장에 접목하기 위해 판정기준 개발, 진단장비 인프라 구축 및 기술적 자립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발전소 현장 예측 진단기술 수행 및 여러 현안문제 해결을 통해 축적된 기술들이 모아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서 더욱 전문적인 진단기술로 발전하게 됐다.

지속적으로 진단기술을 개발하고 상호 공유와 확대 보급을 위해 10년 이상 관련 기술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기도 하다.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열띤 토론과 기술을 공유하는 장을 만든 것이다. 아울러 전기설비 건전성 진단 관련 우수한 기술을 10여개의 중소기업에 이전해 산업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전력연구원은 중소기업 정비품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가지 노력들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산업현장에서 중요한 설비를 예측진단하고 정비하는 것을 전문 중소기업과 함께 함으로 상생 협력의 좋은 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다.

전력연구원에서 기술이전을 받은 중소기업과 발전회사들은 최고의 품질을 위해 오늘도 상호협력하며 동반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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