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장 승인, 국민적 숙제 해결”

-세계 최고의 방폐물관리 전문기관 목표-
-방폐장 운영·관리, 지역민과 소통 중요-


[에너지신문] 지난해 하반기, 원자력 분야에 반가운 낭보가 들려 왔다. 경주 방폐장 1단계 사업이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은 것이다.

그동안 활성단층 논란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방폐장 운영기관 원자력환경공단은 환호했지만 한편으로는 지금부터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안게 됐다.

경주 방폐장의 운영, 관리의 최종 책임자인 이종인 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으로부터 방폐장 승인의 의미와 향후 계획을 들었다.

이종인 이사장은 한양대학교 원자력공학과를 졸업해 원자력연구소 선임연구원, 미국BLN연구소 방문연구원, 원자력안전기술원 연구부장, 한국원자력학회장, 원자력안전기술원 수석전문위원 등을 역임한 원자력 배테랑이다.


▶▶▶ 경주 방폐장 1단계 사업이 드디어 최종 승인됐다. 향후 방폐장 운영계획은.

지난해 공단은 ‘중저준위 방폐물의 안전한 처분’이라는 오랜 국민적 숙제를 29년 만에 해결했다. 원자력발전소가 지난 1978년 처음으로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래 36년간 원전과 병원, 연구소에서 발생한 중저준위 폐기물이 약 12만드럼에 이르고 있다.

이번 경주방폐장 1단계 최종 승인은 그에 대한 고민을 해결한 것으로 지난해 공단의 최대 숙원을 해결한 것이다. 이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 온 공단 직원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이번에 사용 승인을 받은 1단계 시설에서는 약 10만드럼을 소화할 수 있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한빛원전 및 한울원전의 임시 저장고의 저장률은 90%를 넘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사용승인이 이뤄진 만큼 적기에 방폐장을 운영해 원전이 원활하게 가동되도록 최선을 다하는 일만 남았다. 특히 운영체계를 철저히 점검에 상시 차질이 없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경주 방폐장은 총 80만드럼을 처분할 수 있다. 단계적으로 처분시설을 증설해서 국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중저준위 폐기물을 안전하게 관리하도록 심혈을 기울일 것을 약속한다.

중저준위 방폐물의 안전한 처분이라는 오랜 국민적 숙제를 해결한 것은 훗날 대한민국의 역사에 길이 남을 커다란 성과로 기억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주민참여 방식으로 2005년 경주 방폐장 부지가 선정된 것은 기피시설을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지를 가장 잘 보여준 ‘갈등조정의 모범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방폐물 관리사업의 ‘민주적인 해결’이라는 전통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도 한 치의 숨김없이 투명하게 이 ‘민주적인 사업전통’을 이어갈 것이며, 또한 경주 방폐장을 안전과 신뢰의 상징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신뢰는 ‘쌓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철저한 안전운영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신뢰로 보답해 나갈 것이다. 국민들께서 원전 운영과 사용후 폐기물에 대해 안심할 수 있도록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면서 방사성폐기물을 투명하고 안전하게 관리해 나갈 것을 거듭 약속드린다.


▶▶▶ 공단이 추진하는 지역지원사업 현황 및 계획은.

공단은 지난 2011년 지방이전 공공기관 가운데 최초로 당초 계획보다 3년 앞서 본사를 경주로 이전, 지역경제 활성화에 동참해왔다.

공단의 주요 지역상생 사업을 설명하자면, 먼저 신입사원 채용시 지역인재 20% 우선 선발 등을 통한 청년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방폐물 반입수수료를 재원으로 하는 관리사업자 지원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원 예산은 주로 농가 소득증대, 교육기회 확대 및 소외계층을 돕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더불어 역사문화도시에 걸맞는 ‘메세나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 경주지역 토종개 ‘동경이’ 육성, 경주 소년소녀합창단 정기연주회 개최, 판소리 명창대회 후원 등 지역 고유의 문화발전을 위해서도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해외 사례를 보면, 현재 프랑스 로브 방폐장은 세계 각국의 학생 및 관광객들이 견학을 오는 지역의 랜드마크로 꼽힌다. 이를 벤치마켕 해 원자력환경공단도 단순히 방폐장을 운영하는데 그치지 않고 지역의 명소로 만들어 많은 국내외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에 작으나마 보탬이 되고자 한다.

구체적 추진 상황을 설명하자면 현재 지자체와 관광공사, 코레일 등 관련기관과 손을 잡고 방폐장 및 코라드(KORAD) 청정누리공원과 주변 관광지를 명소화 하는데 상호 협력하고 있다.

이러한 기관간 상호 유기적 협력을 통해 방폐장에 어린이 체험장, 관광자원, 안전한 처분시설 등 다양한 가치를 부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공단이 조성한 청정누리공원에서 테마파크, 이팝나무 군락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한편 해맞이 행사, 사이언스 페스티벌 등 풍부한 즐길 거리를 만들어 관람객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관광명소로 만들 방침이다.

또한 지역주민이 방폐장 안전에 대해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먼저 현장을 개방하고 주변지역 소식지, 시청 홈페이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사보 등을 통해 방폐장 관련 정보를 시민들과 공유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방폐물 사업으로 인해 빚어진 갈등해소를 위해 시민과 공단이 함께 참여하는 ‘갈등관리 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는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


▶▶▶ 공단의 수장으로서 소신과 철학이 있다면.

첫 취임 당시 공단의 경영비전인 ‘코라드 3.0’의 핵심 가치는 안전과 신뢰이며 이를 공단 업무의 제1기준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물론 현재까지도 변하지 않았다.

경주방폐장 운영사업의 원활환 추진을 위해 ‘투명한 코라드’, ‘유능한 코라드’, ‘국민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라드’를 항상 추구하고 있다.

방폐장 운영은 그 어떤 사업보다도 국민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취임 초기 공단 비전을 ‘최고의 안전, 최고의 신뢰, 글로벌 코라드’로 선정하고 지금까지 소통, 청렴, 혁신을 경영방침에 반영해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국민의 시각에서 선제적으로 정보를 공개하고 학계, 산업계, 지역사회와의 협업체계를 구축해 지역과 상생하고 일하는 방식을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 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는 등 경영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원전비리로 얼룩진 원전 산업계의 전반적인 이미지를 회복하는 길은 기본과 원칙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이며, 이를 위해서는 정해진 원칙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 원칙이 지켜지면 안전이 확보되고, 안전이 확보되면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최고의 안전이 곧 최고의 신뢰인 것이다.

공단은 지금까지 신설기관으로 바닥을 다지는 기간이었으며 이제 바닥을 치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 기본에 충실하고 원칙을 준수해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 나가는 방사성폐기물 관리 전문기관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방폐물 운영 및 관리는 지역주민과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들이 협조하지 않으면 원활한 사업 운영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지역사회의 소외계층을 돕는 방식으로 지역사회에 환원을 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주민들과 소통하고 싶다.


▶▶▶ 그밖에 하시고 싶은 말씀은.

방사성폐기물 관리사업은 지난 1980~1990년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갈등 사업’ 중 하나였다.

당시에는 정부도, 국민들도 갈등관리에 대한 지식이나 노하우가 부족했다. 그러나 2005년 민주적인 주민참여 방식을 도입하면서 갈등해결의 모범사례로 거듭나는 반전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경주 방폐장은 건설사업이 시작된 이후에도 공기연장, 선박운송, 안전성 검증 등 모든 현안을 투명하게 지자체와 공감을 바탕으로 진행해왔다.

누군가는 방사성폐기물을 안전한 형태로 최종 처분하고 관리해야 한다. 앞으로 학계, 산업계, 지역사회와 항상 정보를 공유하고 협업체계를 구축해 방폐물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지역 발전을 위한 지혜를 모아나갈 것이다.

이사장 첫 취임 당시 경영철학으로 제시한 'KORAD 3.0'은 기본과 원칙을 바탕으로, 안전과 신뢰를 핵심가치로 삼고 있다.

앞으로 중저준위 방폐장 건설과 운영은 물론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용후핵연료 관리기술의 개발에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아울러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방폐물 관리 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진정한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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