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배관 문제로 이슈, 유지관리 편한 PE배관 재조명
시공 신뢰성과 타공사 사고 안전성 확보가 결국 숙제
가스안전연구원, ‘PE배관 사용범위 확대 위한 설명회’ 개최

▲ 한국가스안전공사 가스안전연구원은 3일 공사 서울지역본부에서 '폴리에틸렌배관 사용범위 확대를 위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에는 도시가스사를 비롯해 PE관련 업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관련 현황에 대한 뜨거운 관심도를 반영했다.
▲ 설명회 장소를 가득매운 업계 관계자들.
[에너지신문]도시가스 저압배관에서만 사용되고 있는 PE(폴리에틸렌)배관의 사용범위가 국내에서도 확대될 수 있을까? 한국가스안전공사(사장 전대천)와 도시가스사 및 PE업계를 중심으로 PE배관의 사용범위 확대를 위한 본격적인 논의가 다시 시작됐다.

가스안전공사 가스안전연구원(원장 권정락)은 3일 서울지역본부 회의실에서 폴리에틸렌배관 사용범위 확대를 위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에는 전국 도시가스사를 비롯해 PE배관 제조사, 이음관 및 융착기제조사 등 관련업계 관계자 80여명이 참석해 관련 이슈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를 반영했다.

설명회에서는 도시가스사를 대상으로 사용처 확대에 대한 의견수렴 결과와 함께 고밀도 폴리에틸렌 배관과 폴리아마이드 배관 등 신규 재질 및 해외 사용현황, 시공방법에 대한 소개와 국내에서의 사용처 확대를 위한 종합적인 논의가 진행됐다.

강관에 비해 유지관리 및 시공이 편리하고, 상대적으로 오랜 사용수명을 가진 PE관의 중압관 허용 문제는 이미 수년전부터 제기되 온 이슈였다.

영국, 네덜란드, 스웨덴 등 유럽 선진국에서는 중압배관 적용되는 고밀도 PE배관의 사용이 이미 일반화된 상태로, 최근엔 폴리아마이드 배관 등 기존 제품보다 더 강한 새로운 재질의 제품이 출시돼 고압배관으로까지 사용범위가 확대되는 추세다.

국내 역시 PE배관을 사용한 역사가 20여년을 넘어 섰다. 그만큼 제조기술과 시공능력 등 관련기술 수준도 크게 향상된 상황이다. 또 뛰어난 내진 성능과 PE관이 가지는 다양한 이점으로 인해 국내서도 여러 차례 사용범위 확대에 대한 의견이 제기됐으나, 시공불량으로 인한 안전성 문제와 타공사 사고에 대한 취약성 등 반대여론을 번번이 제도개선이 좌절돼 왔다.

그러나 최근 이같은 상황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국내 도시가스 보급역사가 30년을 넘어섰고, 도시가스배관 사용이 장기화되며 노후배관에 대한 관리제도가 강화되는 등으로 인해 국내 역시 객관적인 여건이 달라졌다. 특히 PLP 강관의 경우 배관의 방식 유지를 위해 투자되는 관리비용이 적지 않고, 매설 배관의 코팅이 손상디거나 노후로 인한 부식으로 으로인한 파손 위험성이 커지면서 오히려 내식성이 우수하고 수명이 긴 PE관의 사용범위 확대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시공매뉴얼 정착, 관련기술의 발전과 PE융착기에 대한 검정제도 도입, 고압에서도 사용가능한 제품 등장도 현 상황을 개선할 배경이 되고 있다.


▲ 가스안전연구원 권정락 원장(가운데)과 김병덕 시스템연구부장(우측), 길성희 박사가 업계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 목포도시가스 김성재 기술영업팀장이 PE배관의 사용범위 확대에 대한 자사의 사용경험과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용처 확대에 대한 업계 반응

도시가스사를 포함한 전체적인 업계의 입장은 대체적으로 찬성하는 분위기다.

국내의 경우도 도시가스 보급률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수요가 급감한 PE관 제조사, 이음관 및 피팅제조 업체들은 신규시장 확대를 위해서라도 사용처 확대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러나 정작 수요자인 도시가스사는 여건상 확대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아직까지 미심적인 문제들이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도시를 공급권역으로 두고 있는 서울 등 수도권 도시가스사의 입장이 더 보수적이다.

현재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중밀도 폴리에틸렌(PE80) 배관과 관련해 도시가스사들은 기본적으로 현행 기밀시험이 0.44MPa, 내압시험이 0.6MPa로 검사가 이뤄지고 있음을 현 사용압력 역시 현행 4MPa에서 0.6MPA로 승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전히 소켓 이음부에 대한 시공불량 등을 우려 했고, 타공사 사고가 발생할 경우 PLP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다수를 차지했다.

고밀도 폴리에틸렌(PE100) 배관에 대해서도 해외적용 사례 등을 통해 볼 때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그러나 역시 4MPa 이상의 중압배관에 적용할 경우 보다 철저한 검증방법과 신뢰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음부 안전성을 검증할 검사방법의 부재와 시공방법 등에 관한 충분한 검토, 융착 장비 운영 및 시공 자격에 대한 상세기준이 우선적으로 정착되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특히 이음부 신뢰성 확보가 관건이며 제조사의 엄격한 품질보증프로그램도 마련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또한 고밀도 폴리에틸렌배관이 허용될 경우 현재 도시가스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압력범위가 8.3~8.5MPa에 이르는 만큼 이를 커버할 수 있는 압력까지 사용범위가 허용되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PLP배관의 대체용으로 개발된 폴리아마이드 배관 도입과 관련해서는 원재료의 독과점 문제와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용역연구 등을 통해 현장시범 적용과 최근 발생한 지중 전력선의 단락 또는 스파크 발생시 배관의 손상가능성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용처 확대와 관련한 향후 추진방향

PE관의 사용처 확대와 관련 결국 최종적인 방향은 시공품질과 이음부에 대한 안전성 확보가 과제로 남았다.

제도개선과 관련 전반적인 의견검토가 이뤄진 이번 설명회에서 대부분 참석자들은 중압관 사용 확대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배관의 이음부에 대한 보다 명확한 안전성 화보 방안이 필요하다며, 융착사 자격제도를 비롯한 시공방식의 개선 등이 대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이음부의 안전성확보를 위해서는 배관의 면치작업을 정량화할 수 있는 스크래핑기기와 소켓 융착에도 배관을 고정할 수 있는 클램핑 장착을 의무화하는 등 융착품질을 향상할 수 있는 방안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또 중압관의 경우 융착품질이 안정될 때까지 비파괴검사를 도입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사용범위 확대와 관련 김성재 목포도시가스 팀장은 “자사의 경우 91년부터 23년간 PE중압관을 사용중이며 현재 매설배관중 약 80km가 PE중압관으로 0.4MPa의 압력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타공사 사고에 취약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은데 실제 강관과의 비교실험을 실시한 결과 오히려 재질이 질겨 쉽게 파손되지 않았다.”며 “이음부 연결 시공시 자동스크래핑과 시공규정과 절차만 잘 관리한다면 오히려 더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PE가스관의 규격이 ISO규격으로 부합화된 후 오히려 현재는 PE 중압관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간척지등 염분으로 인한 부식구간이 많은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PE관 적용 시급한 상황이다.”며 조속한 제도개선을 요청했다.

설명회를 주관한 가스안전공사 권정락 연구원장은 “이번 설명회의 취지는 업계의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듣고, 고민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된 것이지 당장 제도를 바꾸기 위한 자리는 아니다”이라며 올바른 방향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업계의 지속적인 관심과 조언을 부탁했다. 

▲ 가스안전공사 권정락 가스안전연구원장이 설명회 시작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설명회 개최 취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 목포대 계형산 신소재화학공학과 교수가 비굴착 배관 보수방법에 대해 주제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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