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핑계로 원전 직원에게만 개방 '만성 적자'"

[에너지신문] 국내 유일의 원전 내 골프장인 한울원전 골프장이 원전 직원 1700여명만 이용할 수 있는 폐쇄적인 운영으로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한울원전측이 ‘보안’이라는 핑계로만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영표 의원이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한울원전 내 골프장 이용자 및 운영 현황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지난 2008년 11월 총 37억원을 투입해 개장한 한울원전 내 골프장(6홀 규모)에 용역인건비, 재료비 등 연간 평균 운영비로 약 3억원, 현재까지 총 16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개장 이후 줄곧 폐쇄적인 운영을 고수하고 있어 올해 7월까지 총 11억4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이용률 저하에 따른 예산낭비가 끊이지 않는 실정이다.

실제 한울원전 골프장의 이용객은 2013년까지 연평균 6,317명으로, 이 가운데 평일 이용객은 전체 이용객 가운데 17%에 불과한 반면 주말, 공휴일 이용객은 8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평일 이용객이 저조한 것은 오로지 한울원전 직원 1700여명 만이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영표의원은 “이렇게 소수의 직원들이 이용료로 단돈 만원을 내는 상황에서 만성적자에 따른 예산낭비는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며 운영지침의 개편을 주장했다.

골프장 개장 당시 한울원전 측에서는 정부지침인 물리적 방호규정에 따라 보안 상의 이유로 직원에게만 골프장을 개방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이를 지금까지 유지해오고 있다.

그러나 인근 포항과 영천 등 군부대와 비행장 내 골프장이 주민들에게 개방되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형평성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보안상의 문제로 주민들의 이용을 불허한다고 해 놓고서 잔디를 관리하는 데에는 일반주민을 고용하고 있어 앞뒤가 맞지 않는다.

또한 일반주민 뿐 아니라 한울원전 내부에 상주하고 있는 한전KPS, 삼창기업 등 1300여명에 이르는 협력업체 직원에게도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골프장 운영에 있어서 전형적인 ‘갑의 횡포’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가 골프나 회식을 자제하자던 세월호 사고 직후 한 달 동안에는 710명의 한울원전 직원들이 외부 시선을 피해 원전 안에서 골프를 즐기기도 했다.

이에 홍 의원은 “지난해 원전비리 등으로 인해 한수원 비리 임직원 징계조치가 다각도로 이뤄졌고 한수원에 대한 체질개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상황임에도 아직까지 특권과도 다름없이 한울원전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며 “예산낭비를 줄이고, 동시에 주민편의를 도모하기 위해서 입구에서의 출입자 관리를 더욱 강화한다는 전제하에 골프장 개방에 대해 다방면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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