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지금 절전 열풍이다. 올해 초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전세계를 열광시켰듯이 공공과 민간을 막론하고 전국 어디서나 절전 실천문화에 열광(?)하고 있다.

어느 건물, 상가, 업체를 가도 에너지관리공단에서 뿌린 절전스티커가 눈에 띄며 개문냉방을 금지한 가게들도 처음에는 잘 지키지 않았으나 지금은 상인들끼리 협의해 다같이 문을 닫고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은 아예 전등의 절반을 뽑아버렸으며 학교에서는 절전 조기교육, 가정에서는 플러그 뽑기를 실천하는 곳이 늘고 있다고 하니 바야흐로 전 국민적인 유행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좋은 분위기를 타고 전력수급 위기상황을 극복해낸다면 자랑스럽겠지만 여름이 지나면 또다시 겨울이 찾아온다. 해가 바뀌면 또다시 여름이다.

언제까지 한해 한해 블랙아웃을 피하는 데 만족하며 국민들에게 ‘무한 절전’만을 강요할 것인가. 여름이 3개월, 겨울이 3개월이라 치고 연중 절반을 ‘절전캠페인’과 함께 산다고 생각하면 솔직히 괴롭지 않을까.

그럼 근본적인 해결책은 뭘까? 물론 많은 이들이 주장하고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것은 전기요금의 인상이다. 가까운 일본의 1/3, OECD 최저 수준인 전기료를 지금보다 딱 2배만 올린다면 어떻게 될 지 상상해보자.

먼저 전체적으로 전기 소비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또한 전기를 많이 써야만 하는 곳은 좀 더 값싼 전력 공급원을 찾게 된다. 그래서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늘어난다.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늘어나면 요금폭탄 걱정 없이 전기를 쓸 수 있다. 공공기관도 눈치보지 않고 냉난방을 마음껏 하게 돼 업무 효율이 극대화된다. 에너지관리공단은 절전캠페인 대신 다른 부분에 더욱 역량을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국가에너지 수급을 이루고 신재생에너지산업을 육성, 수출해 에너지 수출국으로 180。 변신하게 될 것이다. 물론 여기까지는 기분 좋은 상상일 뿐이며 현실은 어둡다. 전기료를 2배나 올리기에는 정부와 우리 정치권이 떠안아야 될 짐이 너무 무겁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상상의 일부분이라도 행동으로 옮기려는 실행 의지 정도는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워낙 ‘액션’에 강한 대한민국 정치인들이기에 살짝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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