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장기도입계약을 둘러싸고 오해가 생기면서 천연가스사업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모 언론은 가스공사가 2010년 12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천연가스 장기도입계약 7건(연 1734만톤)을 한꺼번에 맺는 바람에 20조원 이상의 국부를 낭비했다는 비판기사가 나와 가스공사가 곤혹을 치렀다.

1993년부터 2007년까지 매년 1건 이상의 장기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이례적이며 여기에 2017년부터 러시아 PNG(연 750만톤), 모잠비크산(연 420만톤), 파푸아뉴기니산(연 800만톤), 직수입 등을 합치면 가스 수입량은 국내 소비량을 뛰어넘어 1000만톤 이상이 남게 된다는 것이었다.

아울러 향후 1~2년 안에 셰일가스의 소비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LNG 가격이 최소 10% 이상 낮아질 전망이지만 우리나라는 엉뚱한 장기도입계약으로 그 효과를 반영할 수 없다는 지적이었다.

가스공사 총수입량 중 중장기계약 물량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70%대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중장기 계약 물량이 과다하다는 것. 즉 가스공사가 가격과 수요 전망도 없이 최소 2020년까지 장기도입계약을 맺으면서 20~25조원의 국가적 손실을 초래했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지적은 사실과 크게 동떨어진 것으로 천연가스산업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010년 12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체결한 장기계약은 총 6건으로 2020년 기준으로 연간 약 1500만톤이다.

천연가스 도입계약이 국내 수급필요성에 따라 이뤄지고 이에 따라 1995년에 2건, 2005년에 3건의 장기도입계약이 체결됐기 때문에 매년 1건 이상의 장기도입계약 체결이 없었다는 것은 사실과 동떨어진 지적이다.

또 2010~2012년 장기도입계약의 경우에는 계약 체결 당시 일본 원전사태 등으로 국제 LNG 시장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이어서 2010년 이후 급증하는 국내 천연가스 수요 여건과 2015년 전후로 종료되는 다수의 중장기도입계약 등의 상황을 감안해 도입계약이 체결됐다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즉 국내 천연가스 수급 안정을 고려한 도입계약이었다.

국내 가스 수입량 중 1000만톤 이상이 남는다는 지적은 천연가스사업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모잠비크에서 가스 확인매장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탐사단계로 국내 도입물량과 시기가 결정되지 않았으며 푸아뉴기니, 프리포트․커버 포인트 등은 도입계약 조차 체결되지 않았다.

이슈가 되고 있는 북미 셰일가스의 경우 LNG로 생산되어 수출되는 시기는 미국 첫 번째 LNG 수출 프로젝트인 Sabine Pass의 경우 2017년부터 도입키로 가스공사와 계약이 체결되어 있다. 여타 셰일가스 수출 프로젝트의 경우에도 미국 에너지부와 연방규제 위원회의 승인 절차, LNG 수출터미널 건설 소요 기간 등을 감안할 때 2020년 전후에나 수출이 가능할 전망이며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셰일가스 효과가 향후 1~2년내에 동북아시아 시장의 LNG 가격에 실질적으로 반영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010년 가스공사 도입물량 중 중장기계약 물량 비중은 약 85%이며, 지난 10여년간 중장기계약 물량 비중은 72~93% 수준이다.

국내 천연가스 수요 변동성으로 인해 매년 고가의 스팟을 대량 조달하는 위험성을 낮추고 수급안정을 기하기 위해서는 중장기 도입계약 비중을 수요대비 일정 수준 이상으로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히려 스팟 물량 위주의 도입시 수요예측 실패 등의 비판을 제기하는 것이 옳은 지적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도 지난해 3월 ‘천연가스 도입계약 평가에 대한 연구’에서 국내 수요 변동성을 고려할 때 바람직한 중장기계약 비중을 90% 이상으로 제시한 바 있다.

천연가스 장기도입계약은 장기천연가스수급계획상의 수요전망, 세계 LNG 시장 전망 등을 바탕으로 장기도입계약의 필요성 및 가격 수준에 대해 외부전문가들의 자문과 다양한 의견 수렴 등을 통해 확정된다.

2010~2012년 장기도입계약의 경우 당시 국내외 수급 여건상 안정적인 천연가스 수급을 위해 장기 천연가스 수요전망을 바탕으로 세계 LNG 시황 등에 대한 분석 등을 거쳐 계약이 체결됐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오히려 최근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장기전력수급계획상의 천연가스 수요가 현실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조만간 발표될 장기 천연가스수요전망에서 이를 충분히 반영한 계획이 발표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은 상황이다.

러시아 PNG 도입의 불확실성, 원전 건설의 불투명성으로 인한 발전용 천연가스수요의 불확실성 등 현실 여건을 충분히 고려한 장기 천연가스 수요전망이 나와야 중장기도입계약을 통해 에너지공급의 안정성을 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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