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렛 대처 전 영국총리의 장례식이 열린 지난 17일. 많은 런던 시민들이 거리에 나와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을 출발해 장례식이 치러지는 세인트폴 대성당으로 가는 운구행렬을 지켜봤다고 한다.

그 중에는 꽃을 던지거나 거수경례를 올리는 시민들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관을 향해 우유와 달걀 등을 던지며 야유하는 시민들이 있었다고. 지지자와 반대자끼리의 언쟁도 현장에서 벌어진 풍경이란다.

보통 살아 있을 때에는 강력한 비판의 대상이 되어도 사자에게는 존경과 예의를 갖추는 법이 인지상정인데, 영국인들의 대처 총리에 대한 애도의 기준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이 처럼 극명하게 평가와 지지가 엇갈리는 이유는 당연히 그가 총리시절 행한 다양한 정책들에서 기인할 것이다.

신자유주의의 기수로 평가되는 대처 총리는 영국 내 광범위한 시장자유주의를 관철시키기 위해 긴축 재정, 복지예산 삭감, 기간산업 등을 관장하는 국영기업의 민영화, 노조에 대한 법적 규제 강화 등을 강력하게 추진했다고 한다.

이러한 정책을 통해 영국병을 치유했다고 믿는 사람들은 지지를, 부의 양극화와 함께 서민의 삶이 피폐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분노했음이 틀림없다.

대처 총리에게 관심이 가는 이유는 그가 같은 여성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롤모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취임 후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에서 ‘가스산업의 경쟁도입, 직도입 활성화’를 과제로 올린 것을 보고 그가 대처 총리와 비슷한 국정철학을 갖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

가스산업의 공공성 강화를 골자로 한 법률안 심사가 있었던 지난 16일. 법안을 발의한 의원실 관계자의 푸념이 귓가에 생생하다. “에휴, 직도입사업자는 늘어나는데 그 편익이 일부에게만 간다면 그것을 제한하는 법안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근데 아무도 안도와 줘요. 우리 의원님 혼자 방어 했어요” 지지자와 반대자, 당신은 어느 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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