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가 또다시 ‘폭리기업’이라는 오명을 썼다.

한 시민단체가 지난 1월 정유사가 마진을 높이는 바람에 경유로 약 193억원의 ‘폭리’를 취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휘발유와 경유의 마진을 함께 올리면서 일부러 유통량이 많은 경유의 마진을 더 높게 책정해 수익을 부풀렸다는 주장이다.

193억원에 시민단체의 주장대로 ‘폭리’라 이름 붙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수조원대의 시장을 갖고 있는 정유사 입장에서 193억원은 폭리의 수준이 되지 않을 듯 싶다. 조사 기간을 언제로 선택하느냐에 따라서도 수익의 폭이 크게 차이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발표에 신뢰감을 갖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기름값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마진을 높여 발생하는 수익의 크고 작고를 떠나 소비자의 부담이 더욱 가중된 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193억원이라는 액수는 누구에게는 폭리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갈 수도 있다.

수백억원이든, 수십억원이든 정유사에게는 수익이, 소비자에게는 손실이 됐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중요한 점은 금액에 상관없이 정유사가 누리게 되는 추가적인 수익 전부가 일반 소비자에게는 폭리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만큼 정유사가 책정하는 정제마진에 대해 신뢰감을 갖지 못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폭리 논란은 언제든 다시 재연될 수 있다. ‘폭리기업’의 오명은 정유사 스스로 벗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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