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범 쉘 한국 지사장

2035년, 석유 27%·천연가스 25% 순

셰일가스 관심, 에너지정책 미래 긍정적

전 세계, 천연가스 시대 도래 대비해야

쉘에 대해 생각할 때 많은 사람들이 주유소와 석유를 떠올리는 것은 그리 놀랄만한 사실이 아닙니다. 왜 그럴까요?

쉘은 1900년대부터 꾸준히 석유 부문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펼쳐 왔으며 현재 전세계적으로 4만3000여 주유소를 운영해 옴에 따라 특유의 쉘 로고는 이제 세계에서 가장 쉽게 인식 가능한 브랜드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쉘의 글로벌 프로젝트 중 절반 이상이 천연가스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전세계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하여 석유와 석탄에 대부분 의존하는 동안 석탄은 점차 환경 이슈가 제기되고 있으며 석유 자원은 점차 감소해 수십 년 내로 바닥이 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여건들은 세계 각국에서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시킬 수 있는 안정적인 대체 연료를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게 하는 결과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천연가스는 무색, 무취, 무형의 자원으로서 향후 10~20여년간 대한민국을 비롯해 유럽, 북미, 중국, 인도,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가장 저렴하고, 빠르고, 확실하게 감소시킬 수 있는 가장 깨끗한 화석연료 입니다.

일례로 가스발전은 기존의 석탄발전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0% 이하로 줄일 수 있으며 55~60% 가량 효율적입니다.

때문에 가스는 석탄에 비해 환경적으로 우선 고려돼야 하며 현재 전세계에서 아직도 수백개의 석탄발전소들이 가동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는 더더욱 이러한 환경적인 위해 요소의 대체를 적극적으로 지지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천연가스는 이미 지속 가능한 글로벌 에너지 믹스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전세계 에너지의 5분의 1 이상을 공급하는 동시에 점차 그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2011년 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에 따르면 2008년에는 전세계 에너지 믹스에서 주요 자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석유(33%), 석탄(27%), 그리고 천연가스(21%) 순이었지만 2035년에는 석유(27%), 천연가스(25%), 그리고 석탄(22%) 순으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따라서 향후 십여 년은 천연가스의 방향성과 역할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사료됩니다.

주로 액화천연가스(LNG)로 알려져 있는 천연가스는 이미 국내에서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습니다. LNG는 세계 각지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국내로 수송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로 천연가스를 영하 162°C에서 액화해 원래 부피의 600분의 1로 압축함으로써 수송시 저장을 더 용이하게 하는 과정을 거치며, 목적지에 도착하게 되면 액화된 LNG는 다시 원래의 기체 상태로 재처리돼 공급됩니다.

전세계 천연가스의 31% 이상이 이러한 LNG 형태로 공급되고 있으며 나머지는 세계 여러 국가 간에 설치되어 있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운반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일본에 이어 세계 제2의 LNG 수입국인 동시에 전세계 LNG 수입의 15%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시장에서의 위치가 확고합니다.

2011년에는 전년 대비 12.6%가 증가한 3680만톤의 LNG를 수입해 가정 난방, 산업 연료, 그리고 발전연료 등으로 사용하였으며 그 수입량은 국내 에너지 수요 증가와 맞물려 매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다행히 우리 정부는 이러한 추세에 발 빠르게 대응해 왔으며 ‘저탄소 녹색 성장’ 기조를 고려하는 동시에 국내 에너지 수요 및 공급에 부합하는 국가 에너지 계획(NEP)을 세우는데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이 계획은 특히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을 강조하고 있으며 정도는 약간 덜하지만 LNG 역시 석유와 석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자원으로서 충분히 고려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발전은 이러한 일련의 계획들에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으며 이것은 곧 비단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천연가스의 시대가 도래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천연자원이 없는 나라로 에너지 수요의 97% 가량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에너지 수급 계획에 있어서 어떠한 작은 오류도 용납되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2008년 이후로 정부는 원자력 발전을 적극 지지해 왔으며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친환경에너지 개발에 많은 관심을 보여 왔습니다.

원자력에너지는 세계 각지에서 오래 전부터 민감한 주제로 대두되어 왔으며 특히 작년에 있었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여파로 인해 일본 정부의 원자력 계획은 재가동 시기에 대한 어떠한 기약도 없이 어느 정도 속도 조절에 들어간 상황입니다.

현재 한국은 21개 원자로를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에 있었던 일련의 사고들로 인해 기존 오래된 원자로 수명을 늘려야 할지, 혹은 오래된 원자로를 중지시키고 새로운 원자로를 가동시켜야 할지에 대한 여부가 뜨거운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원자로 중지 시에는 부지를 복구하기 위해서 약 14년이 필요하며 그 비용 역시 6천여억원으로 추산됩니다.

새로운 부지를 선정해 건설해 나가는 것 역시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됨은 물론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반복되는 사업 인허가 및 안전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잦은 일정 연기는 국가에너지계획에 대한 신뢰성을 손상시키기에 충분합니다.

이러한 원자력의 문제점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풍부하고,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천연가스야말로 가장 적합하고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개발 역시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이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다수의 에너지 전문가들은 태양에너지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유럽에서 신재생에너지 기술 진보가 2030년 이후에나 이뤄 질 수 있을 것이며 미국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는 본질적으로 단속적인 에너지원으로써 이러한 가변적인 속성은 원자력이나 석탄이 아닌 가스를 통해서만 보완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기술 개발 지연 및 미해결 이슈들로 인해 국내 에너지 수요는 원자력 및 신재생에너지가 아닌 다른 원천으로부터 충족돼야 합니다. 최근 정부에서 2015년까지 석유 소비를 33%까지 줄인다는 발표까지 고려한다면 최근 주목 받기 시작한 셰일가스에 대한 관심은 매우 시기적절하다고 여겨집니다.

▲ Shale Gas Reserves
셰일가스란 진흙이 쌓인 퇴적암층(셰일층)에 존재하며 일반적 의미의 천연가스와 달리 셰일층의 작은 구멍 및 가스가 투과하지 못하는 암석층에 남겨져 있는 가스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전통 가스 보다 채굴이 보다 어렵고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는 측면에서 비전통 가스로 불리는 셰일가스는 암석의 미세한 틈새에 넓게 퍼져 있어서 과거에는 너무 많은 비용 때문에 채굴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최근에 수압파쇄법이라는 혁신적인 채굴기술이 개발됨에 따라 생산이 본격화됐고 다행히 쉘은 이 기술을 보유하고 아시아, 유럽, 북미 등 수요와 공급이 대응되는 지역의 비전통 가스를 채굴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입니다.

전세계 비전통 가스의 가채연수는 약 123년으로 추산되며 전통 가스의 가채연수가 약 130년인 것을 고려했을 때, 이것은 잘만 관리된다면 전계적으로 인류는 대략 250년 동안 천연가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셰일가스는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으며 최근에 설립된 지식경제부 산하 태스크포스팀의 설립 역시 국내 에너지 정책의 미래에 긍정적인 요소라고 보여집니다.

천연가스는 날로 증가하는 국내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 만큼 풍부하며 환경적으로도 가장 받아들이기 적합한 자원입니다.

그러므로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는 국내의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아직은 실현 불가능한 대안들로 인해 천연가스로부터 얻을 수 있는 장점을 간과하는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 될 것입니다.

경제성장을 위한 에너지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모든 에너지 정책들은 필수 불가결하게 다변화를 지양하고 상호 보완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여러 나라들은 다가오는 천연가스의 시대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